봄을 맞아 의학회들의 춘계학술대회가 한창인 가운데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학회들이 학술지 발행을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기존 책자 형식의 학회지는 무게와 보관의 어려움으로 회원들이 기피하는 분위기지만 CD 역시 단점이 적잖아 효율적인 대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A학회 학술이사는 6일 "학회지 투고 논문이 많아지면서 책자가 점점 더 두꺼워지고 있다"며 " 회원들 사이에서 너무 두껍고 무겁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과거 회원들을 위해 준비했던 기념품마저 예산 문제로 제작을 포기하면서 불만이 더욱 커져가는 추세다.
A학회 이사는 "그나마 예전에는 기념품으로 학회지를 담아갈 수 있는 가방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예산이 빠듯해 이마저 힘들다"며 "손으로 들고 다녀야 하니 불만이 더 나오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일부 학회들은 대안으로 학회지를 CD로 제작하고 있지만 이 또한 단점이 적잖아 골머리를 썩고 있다.
데스크탑이 아닌 노트북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CD의 가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B학회 이사장은 "학회지를 CD로 만들고 보니 나도 마땅히 읽을 만한 곳이 없더라"며 "요즘 노트북은 CD-Rom이 달려있는 경우가 거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히 CD는 책자에 비해 광고 유치가 어렵다는 점도 고민이다.
이 이사장은 "후원사들도 책자 뒷면이나 내지에 광고가 실리는 것을 선호한다"며 "CD에 넣는 이미지 광고는 효과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USB를 활용해 학회지를 배포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꼽히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이 걸림돌이다.
A학회 학술이사는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USB인데 가방도 제작이 어려운 실정에 USB 제작 예산을 잡는 것은 더 쉽지 않다"며 "오죽하면 일부 학회들이 아예 학회지 제작을 포기하고 홈페이지에만 게시하겠느냐"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