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팩사(벤라팍신)'와 '프리스틱(데스벤라팍신)'은 모두 한국화이자제약 SNRI(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계열 항우울제다.
내 새끼는 다 귀한 법이지만 한국화이자의 '프리스틱' 키 메시지는 '이팩사와 유사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부작용을 개선했다'로 요약된다.
'이팩사' 업그레이드 버전이 '프리스틱'이라는 소리다.
한국화이자의 '프리스틱'에 대한 기대는 최근 움직임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해 7월 '이팩사' 국내 판권을 한국얀센에 넘기더니 올 4월부터는 ▲SSRI(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계열 항우울제 '졸로푸트(설트랄린염)' ▲불안장애치료제 '자낙스(알프라졸람염)' ▲정신분열증 치료제 '젤독스'(지프라시돈염)' 등 CNS 약물을 동화약품과 공동 판매키로 했다.
보다 '프리스틱'에 집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의료계 반응은 어떨까.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우울증 환자는 부작용 등으로 초기 치료 중단율이 높다. 프리스틱은 기존 항우울제 대비 부작용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부작용에 취약한 우울증 환자에게 '프리스틱'이 1차약 사용이 적합하다는 뜻이었다.
최근 홍 교수를 만나봤다.
우울증 치료는 복잡하다. 때문에 다른 질환보다 오프라벨 처방이 많다. 의사 판단이 중요한 이유다. 여러 계열 약제가 있는 상황에서 프리스틱이라는 새 옵션이 나왔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프리스틱은 우울증 환자 중에서 특정 환자군(Specific Population)에 효과가 있기 보다는 범용적으로 모든 환자들에게 사용하기에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울증 환자들이 초기 치료 중단율이 높기 때문에, 부작용에 취약할 수 있는 환자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정신과적인 부분 외에 신체질환과 같은 여러 동반 질환으로 많은 약제를 처방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안전한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효과성(Efficacy) 측면은 기존 치료제와 동등한 수준으로 확인되고 있다.
프리스틱도 다른 SNRI처럼 신체 증상에 대한 효과를 볼 수 있는가.
프리스틱이 다른 약제보다 신체증상 부분에 대한 효과가 우수한지에 대한 연구결과는 부족하다.
SNRI 계열 약제인 벤라팍신(이펙사), 염산둘록세틴(심발타)의 경우 통증에 대한 별도의 적응증을 갖고 있지만, 프리스틱은 신약이기 때문에 아직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작용기전을 볼 때 프리스틱 또한 신체증상이나 통증에도 비슷한 효과를 예상해 본다.
벤라팍신 제제는 혈압 상승이라는 특징이 있다. 프리스틱은 이를 개선했다고 들었다.
벤라팍신의 혈압상승효과는 용량 증가에 따른(dosage dependent)것이다. 데이터를 보면 70ml나 150ml 용량에서는 혈압에서 큰 차이가 없었고, 250ml 용량에서 혈압이 상승했다.
프리스틱은 50ml 용량에서 차이가 없었고 200ml 용량에서 혈압이 상승하는 것 같이 보였지만 국내에서는 200ml 용량을 쓸 일이 없어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
항우울제는 용량 반응관계가 있는가. 있다면 계열별 차이는.
치료제 계열에 따라 차이가 있다. 현재 용량 반응관계(dose response relationship)가 있다고 알려진 치료제는 1세대인 삼환계 항우울제(TCAS)가 있고, 벤라팍신이 있다.
일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계열에서도 약간 증가하는 경우가 있지만 벤라팍신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반응을 보이는 약제들은 거의 없다.
국내는 SNRI보다 SSRI 처방이 많다. 내약성 측면에서 프리스틱과 SSRI 계열을 비교했을 때 차이는.
내약성은 직접 비교가 정답이다. 하지만 프리스틱 개발 과정에서 직접 비교 임상은 없었다.
다만 프리스틱은 위약과 비슷한 내약성을 보였기 때문에 SSRI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
SSRI로 치료받은 환자가 재발했을 때 프리스틱(SNRI)으로 변경해 처방해도 문제가 없는가.
실제 진료에서 첫 번째 사용한 치료제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는 정도가 50% 정도다. 이후에는 치료제를 변경하거나 다른 치료제와 병용 투여한다.
치료제 계열 자체를 변경 했을 때 뚜렷한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진료 경험상 변경하는 경우가 많고, 변경 했을 때 큰 문제는 없다.
보통 항우울제를 전혀 복용하지 않다가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지만, 치료제 계열을 변경할 때는 큰 문제가 없다.
우울증 환자는 재발이 많다. 재발 환자에 대한 계열별 효능과 부작용을 비교한 비교한 데이터가 있는가
재발 환자에서 어떤 약제가 우수한지에 대한 임상 연구는 이뤄져 있지 않다.
처음 치료 시에 우울증 증상이 호전 됐던 치료제가 있다면, 그 치료제를 다시 복용했을 때 환자의 부작용, 내약성, 효과성이 좋다고 생각돼 처음에 사용했던 약을 다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보통 임상연구를 진행할 때 2번 혹은 3번 재발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재발된 환자의 효과 측면은 약제마다 비슷하다고 본다.
보통 삼환계항우울제(TCAs)나 SNRI 계열 치료제가 재발성 우울증 환자에게 더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