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환자를 진료한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가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면 공산주의 의료와 무엇이 다른가."
지난 20일,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지부가 의사 성과급제를 '돈벌이 의료'로 몰고가는 것을 두고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씁쓸함을 드러냈다.
의사가 성과급에 눈이 멀어 불필요한 진료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몰고가는 노조 주장에 대한 반응이다.
시점 또한 그렇다. 노조가 지적한 의사성과급 기준은 진료실적 수당 개념으로 기존에도 지급해 오던 것인데 돌연 이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에 의아해하고 있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환 및 타과초진 선택진찰료의 100%, 재진 선택진찰료의 50%, 공휴일·토요일 및 야간근무에 따른 선택진료수입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이를 두고 서울대병원 모 교수는 "밤낮없이 환자 진료에 매달리는 데 그에 상응하는 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돈벌이 진료로 몰아가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영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다수의 국가가 의사의 진료 실적에 대한 수당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과급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교수는 "최근 환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의료사고에 따른 보상 등 진료에 대한 리스크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성과급마저 없다면 의사들이 진료 자체를 포기하고 연구에만 매달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진료 수당은 환자를 많이 보라고 지급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진료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한 교수는 "타과 전원환자에 대해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해당 환자를 위한 것"이라며 "환자가 신속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로 만든 것이지 환자를 늘리기 위한 게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교수 내부에서 현재 진료 실적 중심으로 된 평가 툴을 고민할 때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노조가 공격하는 이유도 철저히 의료진의 진료실적 위주의 평가 시스템인 만큼 진료 이외 연구 및 교육 분야 성과에 따른 수당지급을 고민하자는 얘기다.
모 교수는 "진료가 아닌 연구 실적의 일부를 수당으로 주겠다고 하면 연구에 매진할 것이고 반면 진료실적에 목매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며 "노조에서도 지금과 같은 지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에 따른 보상을 돈 이외 다른 방식의 보상으로 전환하자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교수는 "돈으로만 보상할 게 아니라 해당 교수의 서류 업무를 맡아 줄 비서를 지원해주거나 연구 공간을 제공하는 등 인적 및 공간적 지원 등을 고려해볼 수도 있는 것"이라며 "부수적인 지원도 의사들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