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차등수가제 폐지를 토대로 전 의료기관 진찰횟수(구간) 공개를 공론화해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장관 문형표)는 30일 심사평가원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고 '의원급 진찰료 차등제(이하 차등수가제) 개편 방향 검토'를 보고했다.
의원급(약국 포함)에 적용하는 차등수가제는 2001년 7월 건강보험 재정위기에 따른 재정건전화 특별법에 의해 적정 진료시간 확보 등 의료서비스 질적 제고 등을 목적으로 한시적 조치로 도입했다.
당초 2006년 12월까지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재정건전화 특별법 폐시 시 차등수가제를 존속하기로 하고 건강보험법에 통합해 14년간 지속해왔다.
국무총리실 규제개혁 과제 등으로 선정된 후 2010년 5월 건정심은 야간시간대 진찰(조제) 차등수가 적용 제외를 의결했다.
차등수가제는 의원급 의사 1인당 1일 진찰횟수 75건 초과 시 진찰료를 차감 지급하는 것으로 의료계의 제도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지난 2010년 787억원(약국 제외)과 2011년 560억원, 2012년 635억원, 2013년 596억원, 2014년 662억원 등 의원급 진찰료를 삭감했다.
복지부는 폐지 이유로 3가지 문제점을 제시했다.
우선, 적정 진료시간 확보 효과성 미흡이다.
복지부는 보건사회연구원 연구결과(2009년)를 인용해 환자 집중도 완화 및 의료서비스 질 제고 효과 검증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차등수가제 적용 대상 요양기관과 비대상기관 간 처방일수 등도 통계적 차이가 없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제도 적용상 타당성 부족도 폐지 이유로 들었다.
일평균 75건 초과에 대해 수가를 차감하나, 적용 기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진료횟수가 많더라도 내원환자가 적어 평균 진료횟수가 낮은 의료기관에 비해 환자 당 진료시간은 더 길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역으로 진료 횟수가 적은 기관은 가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 가능하다는 점도 제시했다.
끝으로 적용상 형평성 문제이다.
의원급 진료과목 특성 고려 없이 단일한 기준을 적용해 단순한 처치가 많은 진료과에 차감이 편중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26개 전문과목 지난해 차감액(662억원) 중 이비인후과가 28.2%(187억원), 정형외과 17.9%(112억원), 내과 15.8%(104억원), 소아청소년과 9.7%(65억원) 등 상위 4개과가 71.6%를 차지했다.
특히 이비인후과는 63%, 정형외과는 49%가 차등수가제 적용 대상(2014년 1월 기준)이다.
복지부는 의약단체와 시민단체 간담회 결과도 보고했다.
의사협회는 재정건전화 차원에서 한시적 운영 제도인 만큼 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적정 진료시간 확보 효과가 없고, 의료서비스 질적 수준과도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이 판명된 만큼 제도 지속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환자 및 소비자단체는 제도 유지 및 병원급 확대 개편을 개진했다.
차등수가제로 진료 질이 저하된다는 증거가 없고, 과도하게 진료횟수가 높은 의료기관은 패널티를 부여하는 게 타당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복지부의 입장을 확고하다.
수가 차감 형태의 진찰료 차등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제도 도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병원급도 적용 가능한 진찰 횟수 공개가 대안이다.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평균 진찰횟수 등 정보를 분석, 평가해 소비자에게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의원급과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평균 진찰횟수 공개를 전제로 병원 내 진료과목별 정보 공개까지 검토하고 있다.
보험급여과는 "의료기관 선택하는 소비자 알권리 강화와 과도한 진료횟수 의료기관 기피 그리고 의료기관 자체 개선 노력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진찰료 차감 형태보다 적정 진료시간 확보 노력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