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한국릴리의 '시알리스' 물질특허가 만료된다. '비아그라' 물질특허 만료 후 각종 제형이 제네릭 경쟁의 주요 무기가 됐던 것을 감안하면 시알리스 제네릭 역시 치열한 제형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릴리는 섣불리 제형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오리지날의 자긍심을 이어가면서 신중하게 시장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사 중 '시알리스' 제네릭의 시판허가를 받은 곳은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총 32개 제약사다. 품목 수로는 무려 78개에 이른다.
주목할 점은 비아그라 물질특허 만료 후 나타났던 제형 전쟁이 시알리스 물질특허 만료 후에도 예고돼 있다는 것.
이미 상당수 제약사들이 정제형을 비롯해 필름형, 츄정 등 다양한 제형으로 시판허가를 받은 상태다.
한미는 츄정으로, 유한양행과 종근당, 동광제약, 미래제약, SK케미칼, 동구바이오제약, 서울제약, 씨엘팜 등은 구강붕해필름 제형으로 허가를 받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아그라 제네릭의 경우 약가 경쟁력도 만만치 않았지만 제형의 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발기부전치료제는 남성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기존에 익숙하던 약의 형태로 복용을 하는 것은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남성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무의식 중에 느끼게 될 수도 있다"며 "그러나 필름형, 츄정 등은 약을 먹는 느낌이 아니라 비타민처럼 편하게 복용한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의 경우 비아그라 제네릭 팔팔 츄정으로 재미를 본 만큼 시알리스 제네릭 구구 츄정으로 도전장을 내밀었고 상당수 제약사들도 필름형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시알리스 제네릭 시장 역시 제형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릴리의 경우 제형 선택에 있어 국내제약사만큼 자유롭진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4~5년전부터 시알리스 제형 문의를 많이 받았다"며 "그러나 시알리스 제형 디자인은 한국 한 곳만 하는 것이 아닌데 글로벌적으로는 제형에 대한 니즈가 많진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릴리에 따르면 몇 년전 한국을 찾은 시알리스 개발자는 필름형 등의 제형을 일종의 김믹(Gimmick. 관심을 끌기 위한 방편)의 형태로 봤다. 그는 시알리스는 엄연한 치료제이기 때문에 그런 형태보다 정제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고 제형을 바꿀 당장의 니즈는 없다고 했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전략상 필요하다고 하면 (필름형 등의 제형이)나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결정된 것이 없다"며 "비아그라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내과와 가정의학과에서 나오지만 시알리스는 대부분 비뇨기과에서 나온다. 비뇨기과에 특화된 약인데다 적응증으로 전립선 비대증도 있어 비아그라 때와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