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은 미국 동서부 지역 유명병원에서 호스피탈리스트 총괄 디렉터를 통해 그들의 역할과 제도를 시행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 등을 들어봤다.
서울대병원 측이 접촉한 병원과 담당 디렉터는 UCLA Ronald Reagan Medical Center 마이클 라자루스 교수, UCLA Santa Monica Medical Center에 로저 리 교수, Brigham and Women's Hospital 크리스토퍼 로이 리 교수, Yale–New Haven Hospital 사르와트 아이 초드리 교수 등이다.
"어디까지가 호스피탈리스트 역할인가"
일단 현재 국내 의료진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은 '호스피탈리스트의 역할이 무엇인가'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미국 4개 병원의 각 디렉터들은 공통적으로 전공의 교육 및 수련과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의료진과의 협진, 환자 상담 등을 꼽았다.
국내 일부 병원이 호스피탈리스트를 채용, 응급실 야간당직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마이클 라자루스 교수는 "호스피탈리스트는 전문의는 물론 의료보조인력과 함께 입원환자를 전담한다"며 "전공의 수련교육과 병원 전체의 의료 질 향상 업무(QA, PI)도 그들의 업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환자 및 환자보호자와 퇴원수속과정을 조정하고 전문요양시설 내에서 재활의료서비스 지원을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강화해 재입원률을 줄이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라고 했다.
로저 리 교수는 "호스피탈리스트의 역할은 전공의 수련교육과 QA의료질향상 업무를 포함한다"며 "이들이 입원진료를 전담하면서 전공의 수련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병원 내 의료질 향상 프로젝트도 담당하는데 입원기간, 퇴원수속절차, 의료기기 및 랩테스트 등은 물론 퇴원절차에서 전문요양시설과 연결하고 전문간호진을 배치하는 역할까지 포함한다.
그에 따르면 UCLA Santa Monica 병원에선 외과, 정형외과 등 여러 전문의들과 협력하는 등 세부전문의와 함께 일한다.
Brigham and Women's Hospital과 Yale–New Haven Hospital 또한 전공의 수련과 의료 질 향상을 높이는데 호스피탈리스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크로스토퍼 로이 리 교수와 사르와트 아이 초드리 교수도 "입원환자에게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외과를 포함한 세부분야 전문의들을 도와 환자 상담을 진행하고 전공의 수련교육을 도맡고 있다"고 전했다.
"회진으로 시작해 전문의와 수시로 소통…하루가 짧다"
그렇다면 호스피탈리스트의 하루 스케줄은 어떨까.
UCLA Santa Monica Medical Center의 호스피탈리스트의 하루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Teaching팀이 아침 회진과 EMR기록체크를 시작으로 환자 상태와 경과를 점검하고 이어 검사 결과에 대해 상담을 진행, 환자와 다음 진료단계를 정하고 의료진에게 이를 전달한다.
호스피탈리스트 팀당 레지던트 1명, 인턴 1명, 의대생 1~2명으로 구성된다. 다만 Teaching팀은 의과대학생, 인턴 없이 레지던트 1~2명으로만 구성되고 non-teaching팀은 호스피탈리스트 1명으로 운영한다. 또 non-teaching팀의 경우 레지던트 한명 당 적게는 4~5명 많게는 10~20명의 환자를 담당한다.
Brigham and Women's Hospital은 호스피탈리스트 한명 당 평균 12~20명의 환자를 돌본다. 이 병원 역시 전공의, 의대생이 한팀으로 구성되며 PA, NP도 한팀으로 돌아간다.
이 병원의 호스피탈리스트팀은 오전 8시, 담당 간호팀과 회진을 함께 도는 것을 시작으로 오전 11시경이며 간호진, 원무과 및 보험관련사무원 등과 함께 논의한다. 이어 오후에는 검사 및 진단 결과를 갖고 환자와 가족과 상담을 진행한다.
UCLA Ronald Reagan Medical Center의 경우 호스피탈리스트는 하루 평균 16~20명 환자를 진료(호스피탈리스트 팀당 레지던트 1명, 인턴 2명, 의대생 1~2명으로 구성)한다.
호스피탈리스트는 입원환자를 케어하며 환자 가족과의 의료상담을 진행하고 세부전문의, 간호진, 케이스 매니저(사회복지, 원무과), 물리 및 작업치료사와도 수시로 소통한다.
Yale–New Haven Hospital의 호스피탈리스트는 하루 평균 10~15명을 진료하며 호스피탈리스트는 학생, 레지던트, 전임의와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데 리더 역할을 한다.
미국 호스피탈리스트의 고민은…업무강도·급여수준
현재 일부 병원들이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제도에 대한 불확실성과 과다한 업무 부담.
미국의 호스피탈리스트는 제도가 정착했지만 여전히 복잡한 의료수가 및 급여수준, 업무 가중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UCLA Ronald Reagan Medical Center 마이클 라자루스 교수(사진)는 "어떻게 늘어나는 환자에 대해 질을 유지하며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가 병원의 당면 과제"라며 "특히 세부전문의와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급여수준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호스피탈리스트를 통해 질을 향상하고 입원진료 서비스를 효율화함으로써 병원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CLA Santa Monica Medical Center에 로저 리 교수 또한 "늘어나는 환자 수에 따른 의료인력 관리를 강화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전문의료인력 수요 증가에 따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어려움이라고 전했다.
Brigham and Women's Hospital 크리스토퍼 로이 리 교수는 외과 등 각 전문의와 협진하고 하루 14~15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해야하는 상황을 어려운 점이라고 꼽았다.
ale–New Haven Hospital 사르와트 아이 초드리 교수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둘러싼 복합적인 환경에서 다양한 의료 질 평가기준에 맞춰진 의료수가 체계에 적응해야하는 점이 어려움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