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치료에서 의학과 한의학의 ‘융합’을 내세우며 새롭게 출범한 대한통합암학회가 의료계의 비난을 받고 있다.
전국의사총연합회는 27일 성명서를 내고 "한의사의 의사 흉내내기를 적극 조장하는 통합암학회는 학술대회를 즉각 취소하고 자진해체하라"고 주장했다.
통합암학회는 올해 초 새롭게 출범한 단체로 다음달 7일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의료계가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학술대회의 운영. 한의사 연자가 참여하고 한의사의 강좌 수강 등록까지 받고 있었다. 학회 설립 목적에서부터 통합과 융합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게 학회 측 입장이다.
전의총은 "현재 암 전문 한의원이라는 곳에서 치료효과를 과장해 국민을 현혹하고 있는 상황에서 암환자 치료에 근거중심의학과는 전혀 무괂다.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한의학을 은근슬쩍 끼워넣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놓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시기적인 상황도 내세웠다.
전의총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로 의료계와 한의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통합암학회가 만들어지고 부랴부랴 학술대회가 열린다.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명분만 만들어줄 수 있는 통합암학회 설립 및 학술대회 개최를 즉각 취소하고 자진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의료일원화도 제시했다.
전의총은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서 대체의학이나 보완의학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의사면허증을 갖고 있다. 학문의 안전성을 바탕으로 대체의학 또는 보완의학 치료 수단을 연구하고 검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의학을 하려면 먼저 의학을 제대로 공부한 의사가 되어야 마땅하다. 이원화 되어 있는 우리나라 의사면허체계를 먼저 의학으로 일원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치료의 안전성을 담보한 후 통합의학을 연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