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학, 병리학, 진단검사의학, 방사선학.
경희대 한의대에서 가르치는 과목들이다. 물론 서울의대도 수업 과정에서 같은 이름의 과목을 발견할 수 있다.
전국 한의과대 학생들이 거리로 직접 나가 서울의대와 경희대 한의대에서 가르치는 의료기기 관련 수업 과목들을 비교하면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전국 한의대생들은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한의대생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만들고 31일 서울 청계천에서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퍼포먼스 및 대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대책위는 퍼포먼스에서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된 교육을 한의대에서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서울의대와 경희대 한의대의 수업 과목을 비교했다.
과목명만 보면 의대와 한의대 수업이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서울의대와 경희대 한의대 모두 해부학, 조직학, 생리학, 병리학, 미생물학, 진단검사의학을 배우고 있었다.
그러나 한의대에서의 생리학, 병리학 앞에는 '한방'이라는 말이 생략됐다. 한의대는 양방생리학, 양방병리학, 양방진단학도 따로 배우고 있었다.
서울의대는 의예과 때 선택과목으로 '의료기기 이해를 위한 공학개론'을 개설하고 있었고 신경해부학, 신경생리학, 의공학, 영상의학, 핵의학, 방사선종양학 등을 수업하고 있었다.
대책위는 "의대, 한의대의 의료기기 관련 과목을 비교한 것"이라며 각 분과 과목에서 배우는 영상의학도 있지만 수가 많아서 생략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의대에서도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기초과목, 임상 과목을 배우고 있다. 특히 한의대에서는 다양한 비침습적 생체 신호를 통합적으로 판단해 한의진료에 활용하기 위한 생기능의학이 진단학에 속해있다"고 설명했다.
한의대에서 배우는 내용만으로도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해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대책위 관계자(원광대한의대 본과 2학년)는 "의대가 실습 등 교육 시간이나 학점이 더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수업에 쓰이는 교재도 의대와 다를 게 없고 교수진도 의대에서 출강을 나오거나 생리학, 병리학 등에 학위가 있는 한의사가 직접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으로서 (한의대 교육 과정은)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이해도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