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르스 확진환자가 확인된 지 17일째에 접어들면서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극심한 상태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관련 의료기관 및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NMC) 등 메르스 확진 환자를 치료 중인 의료기관 의료진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미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수시로 상황이 달라지다보니 의료진도 24시간 대기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게다가 확진환자와 접촉해야하는 의사와 간호사는 방역복과 고글 등을 착용한 채 진료해야 하다보니 업무 피로도가 더욱 가중된다.
특히 NMC 등 중증도가 높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들의 심리적 부담은 더욱 크다.
보건의료노조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내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5명으로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격리병실에 투입한 의료인력은 의료진 17명, 간호사 30여명에 달한다.
현재 메르스 환자들은 열이나면 해열제를 염증이 발생하면 항생제를 쓰는 등 보존적 치료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만일을 대비해 각 전문과목 의료진이 대기하다보니 이에 투입된 의료진 수가 크게 늘어났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최근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가 실태를 확인한 결과 환자 치료시 착용하는 방역복장을 한시간 정도 입고 있으면 38도까지 체온이 상승하기 때문에 수시로 교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의료진들은 환자와 긴밀히 접촉하는 만큼 수시로 본인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NMC 의료원 뿐만 아니라 보직자들도 몇일 째 집에 못가고 병원 내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메르스 확진 환자를 치료 중인 지방의 모 민간병원도 격리병상 4곳에 의료진과 간호인력을 투입해 적극 치료 중이다.
이곳 역시 전 국가적으로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의료진들의 어깨가 무겁다.
이 병원 관계자는 "격리병실 내에서 검사와 진료를 하는 의사 및 간호사들의 고충이 많다"며 "병원 입장에선 감염 관리 차원에서 다수의 의료진을 투입할 수 없어 소수의 의료진만 투입하다보니 해당 의사들의 피로도가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메르스 환자치료에 나서면서 다른 병실 및 중환자실 인력을 투입하다보니 풍선효과로 다른 부서도 업무 과부화가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NMC의 경우에도 격리병실을 운영하면서 의료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중환자실과 일반병실 2곳을 폐쇄했음에도 메르스 진료로 빠져나간 인력에 대한 의료공백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대안암병원 손장욱 교수(감염내과)는 "상당수 의료진이 집에도 못가고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며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어 국민들의 격려나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