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르 밀접 접촉자와 의심 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대학병원들이 혹여나 입원 환자 중 확진 판정이 나올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음성 환자가 나오고 있는 것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지만 언제든지 메르스 발생 병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숨을 죽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까지 메르스 발생 병원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은 A대형병원은 최근 의심환자 5명을 자체 격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 중 4명은 평택 지역에서 내원한 의료진과 환자로 격리 입원 중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명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까지 모두 격리조치 중인 상황이다.
A대형병원 관계자는 8일 "현재까지 의심 환자 중에 확진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선 격리돼 있는 한명만 음성이 나오면 사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 환자들 사이에서는 대형병원 중 유일하게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아 안도하는 분위기"라며 "만약 나오더라도 내원 즉시 의심환자로 분류해 곧바로 격리에 들어간 만큼 원천적으로 전파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병원 의료진들의 불안감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환자를 최전선에서 보고 있는 인턴들과 전공의들은 상당히 동요하고 있는 상태다.
이 병원 의료진은 "현재 4명의 의료진이 자택 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메신져 등을 통해 의심 환자 내원 정보가 공유되고 있지만 어떻게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겟냐"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사실 메르스에 걸리는 것이 불안한게 아니라 혹여 병원에 피해를 줄까 걱정이 더 크다"며 "교수도 아니고 우리때문에 피해가 가면 난감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같은 분위기는 비단 A대형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직까지 메르스 환자 발생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대다수 대학병원들도 피가 마르기는 매한가지다.
현재 2명의 의심 환자가 격리 입원 중인 B대학병원도 마찬가지. 특히 이 병원은 지난 주말 3차 감염자의 가족이 내원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 병원은 3차 감염자와 밀접 접촉이 확인된 순간부터 별도의 입구를 통해 내원을 유도하고 격리조치에 들어갔지만 혹여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병원에 타격이 오지 않을까 우려가 깊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병원의 모든 출입문을 통제하고 사전 격리 시설을 만들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진 감염을 막기 위해 순환 근무제로 전담팀도 구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확진 환자가 나오고 나면 이같은 노력이 물거품이 된 채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 아니겠냐"며 "그렇다고 환자를 받지 않을수도 없고 이래저래 걱정이 크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