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의협에 따르면 차등수가제 폐지 무산 책임을 지고 임익강·홍순철·서인석 보험이사는 추무진 회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했다.
이들은 "차등수가제 폐지가 불발 된 것은 우리나라 보건의료 정책의 실상과 정책 결정자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의료공급자는 앞으로 정부 시책에 대해 어떤 신뢰와 기대감도 접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등수가제는 그동안 의협이 폐지의 당위성에 대해 수차례 건의하고 문제제기를 해왔던 사안"이라며 "이번 건정심에서 논의 방향과 처리 방식을 보면 정부가 과연 폐지하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29일 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차등수가제 폐지안을 의결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22명 중 12명의 반대로 부결됐다.
의협 보험이사들은 "표결을 보면 공익위원들의 표도 통일되지 않았고, 건강보험공단의 위원 조차 정부 의도에 반하는 의견을 개진했다"며 "산하단체로 구성된 공익위원들이라면 적어도 정부의 (차등수가제 폐지) 의지에 공감하며 뜻을 같이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 보듯 뻔한 결과를 충분히 예측했음에도 정부는 표결을 강행했고, 표결까지 붙였으니 정부가 할 일을 다했다는 책임회피"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건정심 위원들의 인식구조와 의료정책 결정 판단기준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차등수가제는 재정파탄에 대처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것으로 이미 그 실효성이 없어졌다"며 "건정심 위원들은 차등수가제의 효과와 장점이 없다지만 반대로 부정적 효과나 단점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으니 굳이 없앨 필요가 있냐는데 전체적으로 공조하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다.
보험이사들 뿐만 아니라 의협 역시 "건정심 개혁"을 주장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의협 관계자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정책기조 차원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임에도 무슨 큰 선심이나 쓰듯이 반대와 보완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장단점이 크게 없다면 그냥 놔두자라는 식의 사고방식이 우리나라 건보 정책을 최종 논의하는 건정심 위원들의 수준"이라며 "건정심의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1일 상임이사회에서 보험이사들의 거취문제와 함게 차등수가제 폐지 무산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