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의료서비스 구매관리기관'으로의 위상을 정립하겠다고 뉴 비전 수립에 나섰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하지만 창립기념식에 맞춰 발표된 '뉴 비전' 어디에도 '의료서비스 구매관리기관'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심평원은 1일 창립기념일에 맞춰 그동안 연구용역을 통해 진행한 '2025 뉴 비전'을 공개했다.
심평원은 새로운 비전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의료문화를 열어가는 국민의료평가기관'으로 결정했다.
이는 '건강하고 안전한 의료문화'는 의료이용자는 더 나은 품질의 의료를 안전하게 이용하고, 의료공급자는 견실하게 성장하면서 더 건강한 의료를 만들어가는 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심평원은 새로운 미션으로 '건강보험과 보건의료의 발전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으로 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전은 당초 심평원이 계획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당초 심평원은 연구용역을 통해 '세계적인 의료서비스 구매관리기관'으로의 위상 정립을 목표로 뉴 비전 수립에 나섰었다.
특히 심평원은 기존 비전인 '바른심사 바른평가, 신뢰받는 심사평가원'의 장단점, 개선 착안사항 등을 분석하고, '세계적 의료서비스 구매관리기관'을 지향하는 경영의지, 대내외 이해관계자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 경영가치체계를 전면 개편·수립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매기관' 단어 사용을 놓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갈등을 빚으면서 결국 당초 계획과 다른 뉴 비전을 정립하게 된 것이다.
건보공단과 갈등이 심각해지자 '구매기관'이라는 단어 사용 자체를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뉴 비전 수립과 함께 심평원이 야심차게 준비한 '세계 보건의료 구매기관 네트워크(INHPO)' 구축 행사까지 11월 이후로 잠정 연기된 상황.
그러나 손명세 원장은 창립기념사를 통해 "국제기구 설립을 위한 국제회의를 대승적 차원에서 복지부 후원으로 건보공단과 함께 추진하겠다"며 "그간 추진해 온 INHPO 행사는 국가 아젠다로써 더 많은 국가의 참여와 관심을 얻어 추진될 것"이라고 강행의지를 재확인 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개념정립이 아직 완료되지 못함에 따라 관련된 내용이 제외되게 됐다"며 "이날 새롭게 선포한 '경영가치체계(미션·비전·핵심가치)'를 직원교육, HIRA-UPward 공감토론회, 설명회 등을 통해 대내외에 공유·전파하고, 향후 경영가치체계와 연계한 전략체계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