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첫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의 자체 휴원까지 방역당국의 입원환자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평택성모병원 이기병 원장은 10일 국회 메르스 대책 특별위원회(위원장 신상진)에 증인으로 출석해 "메르스 확진자 발생부터 병원 자체 휴원인 5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역학조사관으로부터 입원 환자들에 대한 지침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기병 원장은 "메르스 발생 초기 코호트 개념에 대해 병원도 몰랐고, 역학조사관도 얘기한 적 없다"면서 "5월 20일 방문한 역학조사관은 메르스는 전염력이 약하고 다른 병실로 전염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받고 입원환자 퇴원과 전원 조치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역학조사관에게 입원환자 조치를 문의했으나 의료진 격리조치만 주문했으며, 입원환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받지 못했다"며 "의료진 내부회의를 통해 퇴원과 전원 조치했다"고 답했다.
이기병 원장은 "입원환자 퇴원 당시 환자들과 가족들의 항의를 많이 받았다. 환자들에게 '메르스'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 원장은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의 "그럼, 5월 20일 첫 환자 발생부터 29일 자체 휴원까지 평택성모병원 혼자 결정하고 판단했다는 의미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신상진 위원장은 "방역당국에서 입원환자 조치와 지침이 없었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상식적으로 환자 조치가 있어야 한다, 방역당국이 크께 뚫린 것이다"라며 정부의 안일한 초기 대처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메르스 병원장들은 시민단체의 손해배상 소송에 허탈감을 표했다.
건양대병원 박창일 원장은 "솔직히 자괴감 든다. 병원 경영을 접고 메르스 치료에 최선을 다했다. 메르스 45번 환자 발열 되자마자 신속히 격리 조치했고 검체 검사했다. 확진 후 격리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염관리가 잘못됐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실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동탄성심병원 유규형 원장과 굿모닝병원 이장원 원장 역시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했다. 감정적으로 이해하나 법적인 분쟁 제기는 자괴감 든다"면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평택성모병원 이기병 원장은 "메르스로 고통 받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죄송하다. 그런데 인위적인 게 아니고 병원도 어쩔 수 없이 닥친 문제"라고 전하고 "병원 의료진과 종사자들의 고통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병원장들은 메르스 병원 낙인으로 받은 고통스런 심정도 밝혔다.
동탄성심병원 유규형 원장은 "의료진 격리조치 과정에서 사표낸 의료진이 많다. 자가격리 조치에 따른 오해가 생기면서 아버님이 와서 간호사를 데려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