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들이 해야 할 일은 철저한 반성과 질적 개선이다. 요양병원의 필요성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시각이 강한 현실에서 존엄케어가 절실한 시점이다."
울산 이손요양병원 손덕현 원장(부산의대 87년졸, 내과 전문의)은 최근 존엄케어를 목표로 지난 5년간의 노력과 결실을 담은 신간 '노인에게도 내일이 있다'(부제:존엄케어, 4무 2탈)를 출간했다.
앞서 손덕현 원장은 2년 전 노인치료는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의 제2의 삶을 돌려준다는 내용을 담은 '노년의 아름다움 꿈 이손으로 지키다'를 발간해 요양병원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 전문가로 통하는 손 원장이 '존엄케어'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손덕현 원장 책 서문을 통해 "많은 병원들이 환자중심 병원을 표방하고 있지만 진료와 행정 등 실제 업무나 케어는 병원 위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나 자신도 초기 환자중심으로 병원을 운영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운을 띄웠다.
손 원장은 "환자중심 병원은 존엄케어가 이뤄지는 병원"이라고 전제하고 "일본 노인병원을 탐방하면서 존엄케어를 결심하고 실천한지 5년이 됐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고 어렵다는 것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 심정"이라고 소신을 피력했다.
이손요양병원이 존엄케어를 표방하며 제시한 4무 2탈은 ▲냄새 발생 무 ▲욕창발생 무 ▲낙상발생 무 ▲신체구속 무 ▲탈 기저귀 ▲탈 침대다.
손 원장은 "4무 2탈은 존엄케어의 출발점이자 요양병원의 가야 할 방향을 끊임없이 가리켜주는 나침반"이라면서 "사실 질병이나 가족 등 여러 상황이나 조건이 다양한 요양병원에서 이를 실천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4무 2탈은 직원들 입장에서 참 힘들다. 손도 많이 가고 신경도 훨씬 많이 써야 하고 귀찮은 일"이라면서 "(4무 2탈을) 잘 한다고 수가를 더 받거나 어떤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손 원장은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다. 이는 이손의 궁극적 목표인 존엄케어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 때문"이라며 "남아있는 잔존능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운동이자 한국 요양병원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역설했다.
손덕현 원장은 노인요양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을 거쳐 현재 노인요양병원협회 부회장, 중소병원협회 부회장, 병원협회 총무이사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