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비 공개를 두고 의료계와 달리 한방병원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한방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를 표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정부는 9월부터 한방병원(245곳) 및 전문병원(안과전문병원·9곳)도 비급여 진료비 공개 대상에 포함할 방침이다.
이를 두고 전문병원들은 "의료 질과 시설 및 장비와는 무관하게 진료비만으로 병원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상황. 반면 한방병원들은 "잘됐다"며 반색하고 있다.
한방병원이 비급여 진료비 공개에 적극적인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최근 판매 중인 실손보험 상품에는 한방병원의 비급여 진료가 배제된 상태. 자연스럽게 한방병원에 대한 접근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게 한방병원들의 설명이다.
한의계는 거듭 실손보험 상품에 한방병원 진료도 포함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매번 비급여 진료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무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방병원에게 비급여 진료비 공개는 진료비를 표준화할 수 있는 계기인 셈이다.
이에 대해 대한한방병원협회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에서 한방 진료도 포함해줄 것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진료비 공개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정부 제도에 적극 협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이를 계기로 실손보험 상품에 포함되진 않겠지만 한방진료 표준화에 한발 더 다가선다는 의미가 있다"며 "하루 빨리 진료비 공개가 하루 빨리 추진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