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의사출신 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발표되자 보건의료계가 들썩이고 있다.
의료계는 기대감이 높은 반면 약사회, 한의사협회 등 복지부 유관단체들은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정진엽 내정자가 분당서울대병원장 출신인 만큼 병원계 기대감이 높다.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보건의료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직접 경험하고 느꼈기 때문에 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개혁에 대한 열정과 능력을 모두 갖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말했다.
그는 "의사가 의업에 충실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의사협회도 일단 의사 출신 장관 내정자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의협은 무엇보다 앞서 복지부와 거듭 지적된 소통의 부재를 해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입장이다.
신현영 홍보이사는 "의료전문가 즉, 의사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잘 반영됐으면 한다"며 전했다.
그러나 양 단체 모두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이 불협화음을 겪지 않고 내부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해 무난히 임기를 마칠 것을 응원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장관으로서 복지부 내 동료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이끌어나가길 바란다"고 전했고 의협 한 관계자도 "의료 정책이 장관 혼자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한계는 있다. 내부 소통을 통해 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약사회를 비롯해 타 보건의료단체들은 보건분야 전문가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의료계에 편향된 제도가 나오는 게 아닌가 우려했다.
대한약사회 이영민 상근부회장은 "복지부 장관뿐만 아니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심평원장까지 모두 의사출신이 장악한 상태"라며 "일각에선 (의료계)쏠림현상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가령, 대체조제 활성화와 같은 의-약사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물론 장관이 되면 의사 입장보다는 중립적 입장에서 정책을 추진하겠지만 모든 사안을 의사 중심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균형감을 갖춰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한의사협회는 한의사는 아니지만 보건분야 전문가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의협 김지호 홍보이사는 "의사출신이지만 어쨌든 보건분야 전문가로 오히려 한의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최근 한의계는 한방 진료시스템을 해외로 수출을 추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의사 출신이니 양한방진료의 장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 이를 추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