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5년차인 나허술(가명) 원장은 요즘 세금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 매출은 해마다 그다지 변동이 없는데 내야 할 세금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데 손에 남는 것은 없어서 뭔가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기분이 들어서 왠지 억울하기까지 하다.
거래하는 세무사 말로는 개원 초기에는 시설투자비와 기계에 대한 감가상각비 때문에 비용이 충분했는데 이제는 감가상각도 끝나서 내년에는 세금이 더 올라갈 거라고 한다. 거기다 개원자금으로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도 올해 내에는 전액 상환 예정이라서 내년에는 세금폭탄을 맞을 것 같다.
한편 나허술 원장의 의대 동기인 나현명(가명) 원장은 병원 인테리어 공사를 내년초에 할 예정이였는데 세무사와 상담후 올해말로 앞당기기로 했다. 세무사가 반기 결산을 하더니 올해는 경비가 많이 모자라니 내년에 집행할 예산을 조금 앞당겨서 집행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결산은 결산주기에 따라서 ▲연 결산 ▲반기 결산 ▲분기 결산 ▲월 결산으로 나누어진다.
실무상 대부분의 병의원은 연결산이 많은데 2월 10일 사업장 현황신고 때나 돼서야 1년분 영수증을 모아서 세무사 사무실에 주고 그제서야 매출이랑 비용을 집계해서 정신없이 사업장 현황신고를 하는 게 관행이다.
문제는 이렇게 사업장 현황신고를 며칠 안남기고 영수증을 주다보니 세무사 사무실 입장에서 검토는 커녕 일년분 영수증을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그나마 예전에는 매출만 제대로 집계하고 비용은 대충 집계해서 일단 사업장 현황을 신고하고, 5월 종합소득세 신고시에 정확한 비용을 집계해서 신고하면 별 문제 없었는데 요즘은 사업장 현황신고시 신고한 비용과 종합소득세 신고 비용이 차이가 많이 나면 세무서에서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한다.
이제는 사업장 현황신고도 대충 할 수 없고 종합소득세 신고시 비용을 감안해서 신고하지 않으면 안되므로 최소한의 가결산이 필요하다.
그래서 최소한 가을쯤에 반기결산을 하고 올해 세금에 대해서 예상을 한 다음에 사업장 현황신고시 남은 3개월분의 결산을 진행하는 것이 업무적으로도 효율적이고 절세에도 효과적이다.
따라서 이번호에서는 절세의 가장 효율적인 수단중에 하나인 반기결산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반기결산이란 반기별로 1년에 두번 결산을 하는 시스템으로 보통은 상반기, 하반기로 결산을 하지만 병의원은 실무상 9월분까지 결산을 하고 9월까지 숫자를 바탕으로 남은 3개월간의 매출과 비용을 예상해 올해의 매출과 비용을 집계한다.
이렇게 집계된 숫자를 바탕으로 올해 예상 세금과 소득률을 예측해서 작년보다 소득률이 너무 올라갈 것 같으면 모자란 경비를 메우기 위해 내년에 집행할 예산을 미리 앞당겨서 집행한다. 반대로 작년보다 소득률이 너무 내려갈 것 같으면 올해 집행할 예산을 내년으로 미루는 등의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상기 사례에 나왔던 나현명 원장의 경우 반기결산을 어떻게 활용하여 종합소득세 대책을 세웠는지 아래 표를 이용해서 구체적으로 보자.
반기결산 결과 이 병원은 이대로라면 소득률이 50%가 나오기 때문에 작년 소득률이자 목표 소득률인 40%로 낮추기 위해서는 경비가 1억2000만원 부족하다.
따라서 남은 3개월동안 경비대책을 세워야하는데 여러가지 안을 검토한 결과 모자란 경비 1억2000만원을 보충하기 위해서 내년에 할 예정인 병원 인테리어를 올해말에 하고 내년에 할 광고도 일부 앞당겨서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일단 소득률이 올라가면 낮추기 쉽지 않으므로 가능하면 일시적인 상황 때문에 갑자기 소득률이 올라가거나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므로 소득률이 조금씩 올라가거나 비슷하게 유지하려면 반기결산을 이용해 남은 기간동안 합법적인 테투리안에서 종합소득세 절세대책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
반기결산 없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한다는 것은 마치 수험생이 모의고사에 한 번도 응시하지 않고 수능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