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업무 중단을 선언한 채 병원을 떠나 의료계에 충격을 줬던 삼성창원병원 내과 전공의들이 병원측 설득으로 전원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전국에서 내과 전공의들의 동요가 이어지고 있고 이들 대부분은 현재 처우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일 삼성창원병원에 따르면 업무 거부를 선언했던 1, 2년차 전공의 10여명이 이날 오후를 기해 전원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창원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의 설득으로 이미 지난 주말에 대다수 전공의들이 업무에 복귀했다"며 "2~3명 남아있던 전공의들도 오늘 모두 병원으로 돌아온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처우 개선에 대한 약속보다 함께 고민해보자는 교수들의 설득에 전공의들이 모두 복귀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함께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말 삼성창원병원 내과 전공의 10여명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돌연 업무 거부를 선언하면서 촉발됐다.
1, 2년차 전공의들 일부는 내과에 대한 관심과 투자 등을 요구하며 병원에서 나간 채 업무를 중단했었다.
특히 삼성창원병원은 전공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편에 속한다는 점에서 내과 붕괴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도 많았다.
삼성창원병원 관계자는 "4년차는 모두 병원에 남아있었고 3년차도 대부분이 병원에 있었다"며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았지만 병원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 유감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우리 병원이 전공의에 대한 처우가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내과의 구조적인 문제가 더 컸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교수들도 반응도 마찬가지다. 전공의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이번 사태로 불거졌다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삼성창원병원 지도 교수는 "당장 일이 힘들다는 하소연보다 내과의 위기 속에서 내년, 내후년이 더 힘들지 않겠냐는 불안감이 더 컸던 것 같다"며 "함께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설득에 전공의들이 돌아온 것도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 전공의들은 전고의 처우 개선보다 향후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임금과 업무 로딩, 당직 등에 대한 불만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병원에서 해결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미래지향적인 고민이 깊었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사실 지금 내과의 상황을 보면 전공의들의 불안감을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며 "하지만 병원 차원에서 극복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전공의들과 얘기하며 대안을 마련해 갈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와 범 의료계 차원의 대책이 없이는 이 또한 임시 방편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