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청구한 회장선거 전자투표시스템 관련 감사가 논의도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다.
감사단 내부에서 대의원회의 감사 청구 의결의 적법성 등을 확인하고 있지만 아직 대의원회의 공식 입장은 없는 상태.
최근 KMA policy 특위 구성 역시 의결 절차의 적법성이 논란이 된 바 있어 벌써부터 전자투표 감사 청구가 KMA policy 논란의 재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의협 대의원회 임수흠 의장은 의협 회장 선거와 관련한 전자투표시스템의 조작 가능성에 대해 감사를 청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검찰 조사에서 전자투표시스템(케이보팅)의 보안 취약과 투표 조작 가능성이 대두됐고, 의협 역시 제38대와 제39대에 걸쳐 해당 투표 시스템을 통해 회장 선거를 실시한 까닭에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임 의장의 판단.
대의원회는 대의원회 명의로 감사단에 수시감사를 요청하고 그 결과를 보고 받아 향후 대의원회의 입장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의협 감사단도 최근 전자투표시스템 감사 청구에 대해 논의했지만 감사 돌입 여부조차 결론내리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단은 대의원회의 감사 요청 공문의 근거 부족과 감사 요청의 의결 적법성 등을 들어 감사 돌입을 유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관계자는 "최근 KMA policy 특위 구성 과정에서 정관을 위배한 내정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며 "이번 감사 청구도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적법한 의결 절차를 거쳐 감사를 청구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감사 청구가 과연 의장 한 명의 개인적인 의견인지 아니면 운영위를 통해 전체 대의원의 의견을 수렴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대의원회가 감사 청구의 적법성을 입증할 근거 자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 청구의 근거로 밝힌 "언론들이 검찰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전자투표시스템에 대해 보안취약과 투표조작 가능 의혹을 보도했다"는 내용 역시 명확한 입증 자료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감사단 측 의견.
한편 임수흠 대의원회 의장은 의결의 적법성 지적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임 의장은 "감사 청구를 의장 개인의 자격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며 "다시 말해 대의원회 명의로 감사를 청구한 만큼 의결 과정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감사단 측의 자료 요청 소식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이런 논란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