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장에서 나온 보건복지부 장관의 언급을 두고 의료계-한의계의 감정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한의계는 의협이 정진엽 장관의 언급 중 유독 한의계와 관련된 사항만 물고 늘어지는 것은 이해득실에 매몰된 부적절한 행태라는 입장.
반면 의료계는 한의협이 정진엽 장관을 '양의사'로 지칭하는 등 정도를 지나쳤다며 눈총을 보내고 있다.
15일 한의사협회가 의협의 장관 흔들기를 그만두라는 취지로 논평을 내놨다.
의협이 정진엽 장관의 언급 중 유독 한의계와 관련된 사항만 물고 늘어지는 것은 이해득실에 매몰된 부적절한 행태라는 것이다.
한의협은 처음부터 의협과 복지부 장관을 각각 양의사협회와 양의사라고 칭하며 포문을 열었다.
한의협은 "양의사협회가 정진엽 장관의 국정감사 답변 중 유독 한의계와 관련된 사항에만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며 "의협은 이러한 태도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편협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정진엽 장관은 한의사 의료기기(엑스레이) 사용에 대해 "개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치매진단의 한의사 참여 확대와 관련해 "후속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정 장관의 국정감사 발언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의료계 현황 파악이 매우 미흡하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이에 한의협은 "양의사협회는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의정협의체 재개를 약속한 것에만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정 장관의 입장은 국민 대다수가 원하고 있고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 모두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사안이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한의협은 정진엽 장관을 '양의사'로 지칭하기도 했다.
한의협은 "이 같은 양의사협회의 안하무인적인 행태가 혹시 정진엽 장관이 양의사 출신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이에 따라 움직여 줄 것이라는 헛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의협은 "양의사협회가 혹여 현재의 복지부 장관이 양의사 출신인 점을 활용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어리석고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국가의 보건복지행정을 총괄하는 수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어느 직역 출신인지 따지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평에 의협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의협 김주현 대변인은 "양의사라는 표현은 법적인 단어도 아닌데 한의협이 지어내서 줄곧 사용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자제 요청에도 양의사라는 표현을 쓰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양의사 표현을 고집하는 것은 마치 한의사의 대척 개념이나 반쪽짜리 의사라는 느낌을 주려고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리 의도가 그렇다고 해도 비하의 느낌이 강한 양의사란 표현을 복지부 장관에게 쓴 것은 한의협의 안하무인의 행태가 극에 달한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