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전체 건강보험 급여비에서 동네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지난 2003년부터 10년 새 '반 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외래 경증질환 환자 1000명 당 1.6명만이 동네의원으로 회송하는 등 의료전달체계의 기능 재정립도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16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와 국회 김용익 의원실은 공동으로 '의료전달체계 현황 분석 및 개선방안'이란 주제의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외래 경증질환 환자 1천명 당 1.6명만이 동네의원으로 회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빅(Big) 4'인 삼성서울병원은 63,872명의 외래 경증질환자 중 510명을 회송(0.798%)했고, 서울아산병원은 51,249명 중 21명(0.041%), 서울대병원은 44,945명 중 7명(0.016%), 세브란스병원은 50,568명 중 10명을 회송(0.021%)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우리나라 전체 43개 상급종합병원 중에서 단 한 명의 환자도 동네의원으로 회송하지 않은 병원은 무려 18개소나 돼 전체 4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전달체계 작동 불능 현상과 맞물려 의료기관에 대한 전체 건강보험 급여비에서 동네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지난 2003년 45.5%에서 2014년 27.5%로 급락해 10년 새 거의 '반 토막'이 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대형병원들이 경쟁적이면서 무분별한 외래진료 기능을 확장하여 동네의원의 진료기능과 역할을 크게 위축시켜 결과라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내용.
2014년도 한 해 동안에만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동네의원의 건강보험 외래 급여비 수입의 12%에 해당하는 1조 6천억원 규모를 쓸어감으로써 동네의원의 수입구조를 잠식하며 심각한 경영난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고 의료전달체계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환자 의뢰-회송체계 강화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대폭 강화 ▲무분별한 병상증가 억제 방안 강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의원급 의료기관의 역점질환 확대 ▲동네의원 진찰료 정상화 ▲고혈압 당뇨 등 생활습관병 관리료 신설 ▲진료의뢰수가 신설 등 보다 실질적이고 폭넓은 개선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료정책연구소 최재욱 소장은 "대형병원의 공격적이고 무분별한 외래진료 확장과 함께 환자 의뢰-회송체계의 부재가 맞물려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켰다"며 "그 결과 의료비 부담과 건강보험재정 지출도 불필요하게 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