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도 힘겹게 포괄간호서비스 시행에 나선 중소병원들이 간호조무사를 구하지 못해 난감한 표정이다. 일각에선 간호조무사를 구하지 못해 포기해야할 판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200병상 규모 A종합병원은 최근 포괄간호서비스 병동 한개를 운영하기 위해 간호조무사 9명을 채용했다.
3교대로 돌아가는 것을 감안, 오프와 연차까지 고려했을 때 최소한의 인력이다. 이처럼 불과 한개 병동에 한해 포괄간호병동으로 운영하는 것임에도 간호조무사를 구하는데 애를 먹었다.
A종합병원장은 "우리 병원도 간신히 간호조무사를 구했다"며 "실제로 간호인력을 구하지 못해 포괄간호서비스 시행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이 꽤 있다"고 귀띔했다.
전 병상 포괄간호서비스 시행에 나선 B종합병원장도 "시행에 앞서 간호사 보다 간호조무사를 채용하는데 애를 먹었다"면서 "채용 이후에도 이직률이 높아 수시로 구인난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중소병원의 간호조무사 구인난은 왜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중소병원장들은 간호등급제와도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중소병원들은 간호등급을 높이기 위해 간호사 비중을 높이고 간호조무사를 줄여왔다. 간호사 인건비 부담이 커졌지만 간호조무사를 채용하는 것 보다는 수가 가산으로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 사이 중소병원 병동을 지켰던 간호조무사 상당수는 요양병원에서 흡수했고 이제와서 간호조무사를 구하려니 힘든 것이다.
이것이 최근 중소병원이 포괄간호서비스 시행에 발맞춰 간호조무사 채용에 나섰지만 막상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이유다.
중소병원협회 한 임원은 "요양병원이 급증하면서 간호조무사 인력을 대거 흡수한 것이 큰 원인 중 하나"라며 "이제는 간호사보다 간호조무사 구하기가 더욱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외래에서 일할 간호조무사는 많지만 병동을 맡아 줄 간호조무사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간호조무사 대부분이 여성(가정주부)인만큼 낮 근무를 중심으로 하는 외래 근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방 C종합병원장은 "유휴 간호조무사들도 외래에서 일하는 것을 원한다"며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3교대를 기피하는 경향이 짙다"고 했다.
중소병원협회 한 임원은 "이같은 문제로 중소병원 상당수가 포괄간호서비스 제도 시행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근 대형병원에서 시행할 경우 나타날 간호사 이탈현상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