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이후 의료계가 우려했던 중증질환자 기피현상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수술 건수 증가 또한 없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반면,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이후 입원의료서비스가 일부 외래로 전이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효과평가 및 개선방안'(연구책임자 연세의대 박은철 교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이후 전체 수술 건수에 변화가 없었으며, 경증환자를 선별하는 진료형태로 중증질환자를 기피하는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이후 병원과 의원에서 각각 13, 40% 청구건이 증가했지만 연구진은 동일한 기간 동안 의료기관 수가 병원에서 21%, 의원에서 75% 각각 증가함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경증환자분포를 살펴봤을 때, 병의원 당연적용에 따른 전체 의료기관의 청구 건수 대비 경증환자 분포는 각각 20, 57.4%로, 상급종합병원까지 확대된 당연적용 2단계에서도 19.5, 56.3%로 병의원의 경증환자분포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보고서를 통해 연구진은 "병원과 의원의 특성상 비교적 큰 규모의 의료기관보다 개업 또는 폐업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포괄수가제로 인해 수술로 인한 청구 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것에 대한 근거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진은 "중증질환자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포괄수가제 때문에 작은 병원들이 정해진 진료비 안에서 복잡한 환자를 진료하다보면 수익이 줄어들까봐 꺼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하지만 전체적으로 경증환자선별의 효과는 관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연구진은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으로 인해 보장률이 증가했으며, 행위·약제·검사 서비스 제공이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환자부담금은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으로 인해 상급종합병원에서 17~18%, 종합병원 22~24%, 병원에서 12~13%, 의원에서 12~13% 각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체 의료서비스 제공도 의원에서 18%, 병원에서 16% 감소했고,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도 각각 10%씩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입원서비스가 일부 외래로 전이되는 현상 등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에 따른 부정적 효과도 분명 존재했다고 꼬집었다.
연구진은 "병원과 의원에서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포괄수가 운영 2년차의 외래 방문횟수가 1년차에 비해 병원에서 10%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계속 증가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의료서비스에서 사용하는 특정 치료재료의 가격이 감소했다"며 "특히 수정체 수술에서 사용하는 인공수정체, 탈장수술에서 사용하는 인공막(MESH)의 가격도 감소했다. 이는 의료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