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의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의학교육 단계에서부터 바꿔보자는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그러나 이날 논의는 '의학교육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부분 보다는 일차의료 의사의 열악한 환경부터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공동으로 3일 오후 의협 대강당에서 '의학교육 개선을 통한 일차의료 역량강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이진석 연구조정실장은 일차의료가 열악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며 "교육 및 수련체계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상체계도 함께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빅4병원을 비롯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다빈도 상병이 감기, 고혈압, 당뇨 등 경증질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대학병원 외래진료 상당 부분이 동네의원에서 담당해야할 단순 경증질환이 차지하고 있는 데이터를 보면 상급종합병원을 탓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저수가 체계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저수가 체계 내에서는 병원이 외래진료 확장으로 수익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운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게 그의 설명.
그는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심포지엄을 일회성 행사로 끝낼 게 아니라 지속적인 협력체계 마련 계기로 삼아 일차의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선우성 전문위원(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또한 학부 교육에서부터 일차의료에 대한 인식을 전환, 필요성을 부각시켜 줄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어 "무의식중에 일차의료가 기피되는 의학교육의 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토론에 나선 대한개원의협의회 신창록 보험부회장은 척박한 일차의료의 현실을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일차의료 교육을 활성화 한다고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낮은 수입과 일차의료 의사에 대한 저평가, 열악한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무의미한 논의"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일차의료 의사가 일정수준 이상의 수입을 보장받고 사회적으로 제대로 평가 받는다면 자연스럽게 젊은 의사가 몰려들 것이고 교육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국민들 인식전환도 필수적"이라며 "대학병원 교수만 명의로 인정받는 분위기 속에서는 일차의료 의사의 역량 강화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