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라." "안경사가 타각적 굴절검사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국회는) 안경사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의료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의사와 안경사가 주장하는 내용이 아니다.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이하 직총)가 한의사와 안경사를 지지하는 목소리다.
직총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라며 대한한의사협회를 지지했고, 국회서 계류 중인 안경사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대한안경사협회의 손을 들고 나섰다.
단순히 성명서 발표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총 임원진들까지 나서 한의협이나 안경사협회와 공동 기자회견까지 개최할 정도로 지지에 적극적이다.
단체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에 방점을 찍고 있는 직총이 국민 건강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보건의료 현안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뭘까.
직총은 자영서비스업의 직능경제인과 다수의 직능단체 회장들이 모여 설립된 단체다. 직총 홈페이지에 회원단체라고 이름을 올리고 있는 단체만도 224곳에 달한다.
한의협과 안경사협회는 직총의 회원 단체다.
이 밖에도 의료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단체들인 대한물리치료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침구사협회 등이 회원 단체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보건의료 현안과 관련된 단체들만 세어봐도 224곳 중 약 5%를 차지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현대 의료기기나 타각적 굴절검사기기 등 사용권이 타 직역에게 확대되면 관련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직총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테니 목소리를 내는 것 아니겠나"라며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를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만 보고 지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직총은 보건의료현안은 직총 회원 단체들의 여러 현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직총 관계자는 "현대 의료기기나 안경사법 지지는 직총이 하는 일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며 "의료 분야는 상대적으로 전문적이라서 해당 직역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다. 한의협과 안경사협회는 직총 회원 단체 중에서도 규모가 있는 단체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도 개선을 통해 해당 직능이 발전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직총이 뒷받침해주고 있다"며 "각 직역별로 현안들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반영할 수는 없다. 회장단 회의나 이사회 등을 거쳐 목소리를 낼 현안을 최종 결정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