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의 핵심 참모들이 여당 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16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정진엽 장관 정책보좌관(4급 별정직)에 여성부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 임춘건 씨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정진엽 장관은 지난 3일 장관 정책보좌관에 김현숙 의원(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의 보좌관이었던 조종규 씨를 임용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장관 정책보좌관은 집권 여당의 추천 인사와 장관 스스로 선택한 인사 등 2명으로 운영돼 왔다.
정진엽 장관도 보건의료계 인사의 정책보좌관 임용을 고심했으나, 국회 등 대관업무 참모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장관 정책보좌관에 임춘건 씨 등 복수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장관 결재가 필요한 만큼 최종 임용 인물과 인사 날짜는 유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속단하긴 이르지만 정진엽 장관의 청와대와 국회, 보건의료계 공식 대관라인이 모두 여당 보좌관 출신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
김현숙 수석 직속라인과 여당 직속라인 2명의 정책보좌관이 정진엽 장관의 공식 창구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국회·의료계 "정진엽 장관 정책 장악력 약화 우려"
보건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들 정책보좌관들이 정진엽 장관을 제대로 보필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 출신 차관에 이어 산자부 출신 보건산업정책국장 등 일련의 복지부 고위급 인사 행태와 맞물려 불안감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의료계 한 인사는 "타 부처 출신 공무원 인사와 수석 보좌관 출신 정책보좌관 등 복지부 현 인사를 보면 정진엽 장관 운신 폭이 자유롭지 않음을 방증하고 있다"면서 "보건의료 정책이 외부에 휘둘릴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국회도 우려감을 표시했다.
야당 관계자는 "정진엽 장관의 행보는 현장 방문 중심으로 사실상 복지부 안살림과 정책은 차관과 산자부 출신 국장 중심으로 가는 모양새"라면서 "당초 우려했던 장관 보고와 청와대 보고 등 투 트랙이 고착화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여당 관계자 역시 "정진엽 장관의 부처 장악력이나 위상이 당초 예상보다 약화되는 추세"라고 전하고 "원격의료법과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현 정부의 중점 법안이 보건복지위원회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복지부 역량이 전에 비해 떨어졌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정진엽 장관을 잘 아는 의료계 인사들은 보건복지 수장의 과도기라고 평가하고 연말 전후로 현재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정 장관 특유의 감성행정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