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전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지 불과 6개월. 당시 병문안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던 국민들은 어느새 병원의 병문안 통제에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메르스 사태 당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건양대병원조차 최근 병문안 민원이 잇따르자 급기야 병원 로비에 면회소를 설치했다. 무분별한 병문안은 감염 관리에 취약하다는 사실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희미해지고 있다.
이처럼 메르스가 남긴 교훈이 완전히 잊혀지기 전에 문화를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정부와 병원계가 손을 잡았다.
보건복지부와 대한병원협회는 27일 오전 신촌 세브란스병원 로비에서 '병문안 문화 개선 선포식'을 열고 전 국민 캠페인에 나섰다.
복지부와 병협이 제시한 병문안 문화 개선을 위한 실천사항은 ▲병문안 자제 ▲SNS, 문자, 영상통화로 하는 병문안 ▲병의원 방문시 손 씻기 등 3가지다.
이날 선포식에 나선 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인 병문안 문화를 바꿀 때가 됐다"며 "정부 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의 주인인 환자, 소비자, 병원계가 힘을 합쳐 병문안 문화를 개선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병문안 문화 개선이 단순히 병원에서 포스터를 붙이고 안내방송을 한다고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국민들이 문화개선 필요성을 인식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국민들의 실천을 강조했다.
의료관련감염대책협의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한의학회 이윤성 회장은 "협의체를 통해 논의한 결과 만장일치로 병문안 문화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며 "실현가능성도 높고 효과도 뛰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환자단체연합회와 소비자시민모임 또한 문화 개선과 캠페인에 적극 동참키로 했다.
또한 이날 행사에서는 앞으로 병원에서 사용하게 될 안내방송을 공개했다. 방송 내용에는 병문안 허용 시간대(평일 18시~20시, 주말과 공휴일은 10시~12시, 18시~20시까지)를 안내하고 SNS와 영상통화로 병문안을 대신할 것을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외부에서 꽃이나 음식물을 가져오지 말고, 환자의 휴식과 안전을 위해 병문안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날 정진엽 장관 등 참석자들은 병문안 문화를 개선하는데 적극 동참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을 하며 의미를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