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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이 선택한 경상대병원, 충남대병원과 뭐가 달랐나

"이 정도면 되겠지" vs "바꿔야 산다" 수련개선 의지가 희비 갈라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5-12-10 05:15:39
|기획| 전공의 수련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 전공의 지원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던 지역 거점병원이 줄줄이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접수창구를 닫는 일이 확산되고 있다. 간판만으로도 전공의 정원 확보를 보장해 온 수련병원들이 무너지고 있는 이유를 짚어봤다.

<상> 지역 내 강호병원의 몰락
<하> 같지만 다른길 걷는 충남대병원 vs 경상대병원
최근 경상대병원과 충남대병원은 새 병원을 건립하는 등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두 병원은 모두 지역거점병원으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 중 하나로 각각 새 병원 건립을 통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길을 가는 듯 보인다.

경상대병원은 이달 중으로 창원에 700병상 규모(163병상으로 시작해 단계적 확장 추진)로 새 병원을 세우고, 충남대병원은 오는 2018년, 세종시에 500병상 규모의 병원 개원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시설 및 역사적으로 따져보자면 1972년 개원, 1300병상 규모의 충남대병원이 1987년 950병상 규모인 경상대병원보다 한발 앞서 있다.

그러나 2016년도 레지던트 모집 결과에서 두 병원은 희비가 엇갈렸다.

재미난 점은 쓴 맛을 본 쪽이 역사가 깊고, 시설 및 규모에서 경상대병원 보다 앞서 있던 충남대병원이라는 점이다.

경상대병원 전경
두 병원의 희비를 가른 변수는 무엇일까.

먼저 경상대병원은 지난 2~3년간 내과 레지던트를 계속 채우지 못하면서 위기감을 높이고 있던 상황. 교수들은 수차례 전공의들과 모임을 가지며 변화 방안을 논의했고, 그 결과 7명 정원에 9명 지원이라는 성과를 냈다.

교수들이 전공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게 주효했던 셈. 경상대병원은 일단 당직부터 손봤다.

1~2년차에 몰려있던 당직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2년차 이상 전공의는 주 2일(평일 1회, 주말 1회)로 제한하고 그외 5일간의 오프는 확실하게 보장했다.

이와 더불어 환자 진료와 전공의 교육 이외 모든 잡무는 없앴다. 의사가 해야할 이외의 업무는 전담 간호사를 보강해줬고, 그 이외 진료업무 또한 교수와 전임의가 분담해 전공의는 수련을 받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경상대병원 내과 정이영 과장은 "위내시경 및 심초음파 등 전공의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각각 담당 교수를 지정해 지속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무엇보다 전문의가 된 이후에 위내시경과 심초음파를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턴들에게 비전을 제시한 것도 컸다. 조만간 오픈하는 창원 병원 개원과 관련, 향후 전임의 및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준 것.

정 과장은 "이번에 지원한 인턴들은 당장 창원병원 파견은 어렵지만 본원에서 내과 전문의 과정을 마친 후 창원병원에 우선적으로 전임의는 물론 교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지했다"며 "이런 점 또한 전공의 지원에 영향이 있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대병원 전경
충남대병원을 살펴보자.

사실 충남대병원은 2015년도 유수의 대형병원이 내과 미달로 자존심을 구겼을 때에도 정원을 모두 채웠다. 물론 10명 정원 중 지원자는 5명에 불과, 나머지는 곳곳에서 섭외를 통해 채운 것이긴 했다.

정원을 채웠다는 자신감 때문일까. 이번에도 현상유지만 하면 크게 문제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사이 경상대병원 등 절벽 끝에 서 있던 다수의 수련병원이 대대적으로 수련환경을 파격적으로 바꿨고, 그 결과 9명 정원에 1명 지원이라는 참패를 맛봤다.

충남대병원 안문상 교육수련부장은 "나름 병원 내에서도 전공의들의 응급실 근무 부담을 줄여주려고 노력하는 등 수련환경에 신경쓴다고 했는데 부족했나보다"며 씁쓸함을 전했다.

그는 이어 "수련환경 개선 즉, 인력충원 및 수련과정 개편 등은 각 과별로 의견이 들어와야 병원에서도 움직이는 것인데 뭔가 잘 안돌아가는 느낌이 있다"며 "이를 추진하는데 있어 사립대병원와 달리 국립대병원의 분위기도 일부 작용했을 수 있다"고 했다.

안 교육수련부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미달난 병원을 걱정해줬는데 1년만에 입장이 역전됐다"며 거듭 안타까움을 전했다.

두 병원의 같지만 다른 행보에 따른 전공의 지원율은 수련환경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찾아왔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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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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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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