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열악한 수련환경과 처우개선을 위해 추진되던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설립이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병원협회등과 꾸준한 협의를 해오던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노조 설립을 보류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대전협 관계자는 31일 이같이 전하고 “대전협 이사진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병원별 전공의들과 추후 의견 조율하는 과정만 남았다”고 밝혔다.
전공의노조 설립을 강하게 주창하던 대전협이 한 발 물러선 것은 현실적인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대전협은 병원협회로부터 노동조합의 형식만 띄지 않는다면 유사한 형태는 인정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 관계자는 “우리는 병협과 전공의 간의 내분으로 비쳐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병원협회가 우리의 요구에 귀기울이고 있는 만큼 합리적이고 수평적인 관계로 논의가 이루어진다면 법적이 노동조합이 아니더라도 괜찮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병원협회에 전공의 수련환경과 처우개선에 관한 안을 제출했으며 이를 토대로 병원협회와 협상을 벌인다는 생각이다. 요구안에는 숙소문제 등 전공의수련환경에 대한 것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병원협회의 우호적 반응이 노조설립을 막기 위한 회유라는 의견도 있지만 새로운 틀을 이용해 보자는 의견이 우세하다”며 “병원협회가 신의를 버리고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다시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공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대전협과 논의가 원만하게 잘되고 있다”면서 “2일 열리는 상임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