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체중조절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SGLT-2 억제제의 등장은 갈수록 비만 당뇨병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구원투수'의 등판과 같다는 의료진들의 의견도 많다. 실제로 SGLT-2 억제제는 일명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에선 지난 8월부터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의 보험 기준이 확대됐으며 이프라글리플로진도 급여권에 합류했다. 특히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은 국내 의료진에게 일본 처방 1위와 TZD 병용시 시너지 효과 등 타 SGLT-2 억제제와의 차별점을 매력포인트로 어필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아스텔라스 슈글렛 PM을 맡고 있는 박성훈 과장을 만나 국내 당뇨병 추세에서 슈글렛이 차지하는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SGLT-2 억제제는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불린다. 임상시험을 통해 슈글렛이 입증한 당뇨병 환자에서의 체중 감소 효과는?
아무래도 비만이 있거나 체중조절이 필요한 당뇨병환자가 슈글렛의 타겟이다. 지질수치 개선을 비롯해 혈압 조절, 간수치 개선 등의 효과가 있다 보니 꼭 비만이 아니더라도 대사증후군이나 여러 복합적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당뇨환자의 관리적 측면에서 다른 당뇨약보다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슈글렛이 비만 당뇨병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점은 한국과 대만의 당뇨병환자 170여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시행한 허가임상을 통해 입증됐다. 임상 대상군의 평균 체중이 70kg이었는데 24주 동안 Baseline 대비 2~3kg 정도 감소했다. 당화혈색소도 0.94% 정도 줄어 비만인 당뇨환자에 있어서 체중감소 효과 뿐만 아니라 혈당강하 효과 또한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이스라인이 70kg라는 것은 정상체중에 가까운 체중으로 비만과 거리가 있는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24주 동안 2~3kg가 빠졌다는 것은 비만환자에겐 더 높은 체중감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실제 처방에서의 드마라틱한 사례도 있나.
의료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8개월째 슈글렛을 복용한 환자의 사례가 있는데 시타글립틴과 메트포민, 설포닐우레아 등 3제를 처방받고 있던 환자였고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던 케이스였다. 이 환자의 경우 3제에서 메트포민과 슈글렛 2제로 처방을 바꿨는데 이후 8kg 이상 체중이 줄었고 혈당도 8.2%에서 지금은 7.5% 미만으로 조절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드라마틱한 체중감소 효과와 혈당 강하 효과를 입증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일부 SGLT-2 억제제는 요로감염과 생식기 감염에 대한 우려가 있다. 슈글렛은 안전한가.
슈글렛도 같은 SGLT-2 억제제 기전의 약물이다보니 아예 요로감염이나 성기 감염에서 완전하게 자유롭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임상 데이터에 의하면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SGLT-2 억제제에 비해 부작용 발현율이 낮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의 임상에서는 성기감염이 아예 없었다. 나머지 부작용도 placebo와 대비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요로감염의 경우 다파글리플로진은 보통 5% 내외로 나오지만 슈글렛은 1~4% 정도에 불과하다.
DPP-4 억제제의 경우 베타세포 기능 개선효과가 있다 슈글렛은 어떤가.
DPP-4 억제제는 베타세포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개선하는 반면, 슈글렛은 혈당을 잘 조절하다보니 당독성이 떨어져서 베타세포 기능을 간접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당뇨병과 관련해 의료진에게는 다양한 치료옵션이 필요하다. 기존의 당뇨병치료제에 비해 슈글렛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면.
슈글렛은 기존의 당뇨병 치료제와는 달리 인슐린 비의존적인 약리 기전 때문에 병용 처방 시 어떠한 상쇄효과 없이 슈글렛만이 가지고 있는 효과를 부가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병용시 기존 약제 효과에 placebo 대비 효과 만큼의 수치 개선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부가적으로 기존 약제에서 볼 수 없었던 체중 감소효과, 혈압 감소효과, 지질 수치 개선도 장점이다. 또 그런 것이 결국에는 당독성 개선으로 이어지다 보니 베타세포 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런 메카니즘적 측면을 볼 때 슈글렛은 당뇨약이지만 다양하게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긍정적으로 개선시키는 약제로서 의료진에게는 다양한 치료 옵션으로서 그 활용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른 SGLT-2 억제제와의 차별점도 중요할 것 같다.
SGLT-2 억제제로서 슈글렛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동양인에 대한 임상경험이 많다는 것이다. 슈글렛은 SGLT-2 억제제 중 일본에서 가장 먼저 발매가 됐는데 지금 현재도 일본 내 마켓쉐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즉, 처방 경험이 가장 많은 SGLT-2 억제제라는 의미다.
당뇨병이라는 게 인종적 특성에서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동양에서 SGLT-2 억제제를 처방하는 국가는 일본과 우리나라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슈글렛이 동양인에 대한 데이터 축적이 가장 많다는 점이 의료진에게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또한, SGLT-2 억제제는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C 수치를 높이기도 하지만 LDL-C 수치도 올린다. 그런데 슈글렛은 그 수많은 SGLT-2 억제제 중에서 LDL-C 수치를 올리지 않는다는 부분이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슈글렛의 경우 아직 메트포민과의 병용 케이스만 급여가 된다. 다른 치료제와 병용처방에 있어 급여가 확대가 된다면 기대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인가.
메트포민과의 병용도 좋지만 TZD나 DDP-4 억제제 등 기존 약제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볼 때 슈글렛이 이들 약과 병용이 가능해지면 환자들이 현재 지니고 있는 특성에 맞게 의료진이 처방할 수 있는 옵션이 늘어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예를 들어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당수치가 해결 안 되는 환자가 있다고 할 때 TZD와 슈글렛을 병용 처방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TZD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효과적이지만 체중 증가의 우려가 있지 않나. 이럴 때 체중 감소에 효과적인 슈글렛을 함께 처방하면 해당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것이다. 결국 슈글렛과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와의 병용처방 급여 확대는 환자들과 의사들로 하여금 맞춤식 치료옵션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