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등 국내 최상위 제약사들이 제각기 새해 승부수를 던졌다.
큰 그림을 보면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새 도입품목 맞이에 공을 들였고, 한미약품, 동아ST, 녹십자는 자사약 키우기에 집중하는 형국을 보였다. 유한양행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기존 제품에 주력하는 분위기를 전달했다.
종근당, 자누비아 등 대웅제약 대형 도입신약 싹쓸이
올초 제약업계 이슈 메이커는 지난해 8.7조원 기술 수출 주인공인 '엄친아' 한미약품이 아닌 종근당이다. 2000억원이 넘는 대형 신약을 가져와서다.
DPP-4 억제제 리딩품목 '자누비아(시타글립틴)'군과 비스타틴+스타틴 고지혈증복합제 '바이토린(에제티미브+심바스타틴)'과 '아토젯(에제티미브+아토르바스타틴)',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콜린아포세레이트)'이 그것이다.
종근당 도입 품목 얘기가 나오면 빠질 수 없는 곳이 대웅제약이다. 앞서 언급한 2000억원이 넘는 신약들이 모두 대웅제약이 팔던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판권 회수 충격을 SGLT-2 억제제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과 먹는 항응고제(NOAC) '릭시아나(에독사반)'으로 만회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두 약 모두 거대 품목 DNA를 갖고 있다.
'자누비아'를 놓친 아쉬움은 또 다른 DPP-4 억제제 제미글로(제미글립틴)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물론 종근당과 대웅제약이 남의 품목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다.
종근당은 복지부 장관도 언급한 국내 최초로 개발중인 2세대 빈혈치료제 '네스프 바이오시밀러(CKD-11101)'를 일본 후지제약공업에 기술 수출했고, 메이드인코리아 카바페넴계 항생제 복제약 '대웅메르페넴주'는 미국 허가 낭보를 전했다.
한미약품 필두 녹십자, 동아ST 자사약 키우기 올인
동아ST는 DPP-4 억제제 '슈가논(에보글립틴)', 위장약 '스티렌(애엽 95% 등),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유데나필)' 등 신약 3총사에 변화를 줬다.
'슈가논'은 메트포르민 복합제 시판 허가를, '스티렌'은 1일 3회에서 2회 용량 출시, '자이데나'는 최대 67% 가격 인하 소식이 전해졌다. 맞춤별 자사약 키우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녹십자는 유정란 방식 4가독감백신과 조류독감백신 승인을 받았다. 국내제약사로는 모두 최초 시판 허가다.
특히 녹십자는 올해 4가독감백신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두 말할 나위 없는 신약 키워드다. 2016년에도 신약개발에 총력한다. 앞서 기술 수출된 8.7조원 신약후보물질을 상용화 단계로 키우는 작업이 메인 과제다.
5조원 규모로 사노피에 팔려간 장기지속형 인슐린과 GLP-1 유사체가 올해 얼마나 성과를 낼 지도 관전 포인트다.
유한양행은 의외로 조용한 편이다. DPP-4 억제제 '트라젠타(리나글립틴)'군에 더욱 집중할 모습이다. 사실상 경쟁품목인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은 계약 해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도 기존 대형약 ARB+CCB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텔미살탄+암로디핀)', B형간염약 '비리어드(테노포비어)'. 먹는 항응고제(NOAC) '프라닥사(다비가트란)' 등도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