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형병원 응급실 과밀화의 주원인으로 지적돼 온 (말기)암 환자를 위한 단기입원병상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더불어 대형병원의 암 환자를 믿고 보낼 수 있도록 2차병원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 중이다.
메르스 사태 이후 탄력을 받은 응급실 과밀화 등 응급의료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의 일환이다.
최근 복지부 응급의료과 관계자는 "대형병원 응급실 과밀화를 줄이려면 현재 응급실 대기상태 중인 환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암 환자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며 "조만간 대형병원 내 단기입원병상 운영에 대해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응급실로 몰려드는 말기암환자가 별도로 처치, 치료받고 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얘기다.
예를 들어, 대형병원 암병원 내에 단기입원병상을 운영함으로써 응급실으로 몰려드는 암 환자에게 새로운 진료경로를 만들어 주는 식이다.
그는 "암 환자를 많이 보는 대형병원일수록 응급실에 대기하는 암 환자가 많고 응급실 과밀화가 심각하다"며 "결국 암환자를 보느라 정작 지역 내 응급환자를 치료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대형병원과 2차병원과 진료협력 체계를 구축해 비응급 암환자를 전원 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단기입원병상은 시설 및 인력 등 비용이 상당한 반면 그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극심한 경영난에 주머니를 풀지않는 일선 병원들이 적자가 예상되는 병상 운영에 돈을 풀 가능성은 매우 낮다.
모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적자 구조인 응급실 운영에도 깐깐한 병원이 단기입원병상을 운영할 지 의문"이라며 "권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다른 응급의학과 교수는 "빅5병원 등 대형병원이 암 환자 수술만 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행태는 달라져야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병원이 암 수술 후 바로 지역 내 대학병원으로 연계해주면 과밀화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2차병원 뿐만 아니라 지방 병원과의 연계도 함께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