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일 차관급으로 격상된 초대 질병관리본부장에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장(58, 호흡기내과 교수)을 임명했다.
신임 정기석 본부장은 경북 대구 출생으로 서울의대(83년졸)를 나온 호흡기내과 전문의로 한림대 성심병원 내과 교수와 폐센터장, 수련교육부장 등을 역임했다.
청와대는 "호흡기 질환 분야 권위자로 병원장을 장기간 역임하는 등 조직관리 능력과 추진력을 갖췄다. 온화하고 소통에 능해 조직 내외 신망이 두터울 뿐 아니라 임상경험과 연구실적이 뛰어나 해외감염병 등 국가방역체계를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의료계는 일단 의사 전문가 발탁을 환영하면서 의료현장 목소리 정책 반영을 주문했다.
졸업동기인 서울의대 모 교수는 "정기석 교수는 의과대학 학부시절 조용하며 나대지 않았지만 경상도 특유의 성격을 지닌 동기로 기억된다"고 전하고 "질병관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감염병 방역체계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사협회 강청희 상근부회장은 "의사 전문가 출신 질병관리본부장 임명을 환영한다. 무엇보다 감사원 감사로 질병관리본부의 침체된 사기를 진작하길 기대한다"면서 "메르스 방역 현장에서 최선을 다한 의사 공무원들이 과도한 징계를 받은 것은 문제가 있다.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본부장의 역량이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청희 상근부회장은 이어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과 예방접종 등 국민건강과 직결된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정책 수행에 앞서 의료 전문가 의견을 청취해 의료현장과 거리감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전하고 "의사협회가 제안한 감염병 방역대책도 제고해 국민건강을 위한 올바른 방역정책이 구현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침체된 분위기 쇄신을 신임 본부장 업무 일순위로 꼽았다.
한 공무원은 "감사원 감사로 공무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 사기 진작과 함께 보건복지부와 인적교류 활성화로 우수 인력이 배치될 수 있도록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조직개편으로 덩치는 커졌지만 감사원 징계로 주요 간부진 공백이 예상된다. 징계 완화와 더불어 방역체계 전문기관으로 제 역할을 할 수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면서 "업무 파악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정기석 본부장을 지원해 지카바이러스 등 감염병 차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감사원 감사결과로 침체된 질병관리본부를 신임 정기석 본부장이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