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보건의료정책실 대규모 인사 단행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지난 11일 기획조정실과 보건의료정책실, 사회복지정책실, 인구정책실 등 전부서 서기관(4급) 이하 대규모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중 보건의료정책실(실장 권덕철)은 의료정책과 건강보험, 건강정책, 보건산업 등 사실상 전 부서의 서기관과 사무관, 주무관 등 40명을 전면 교체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여성 서기관들이 대거 기용된 점이다.
보건의료정책과로 발령된 조승아 서기관(행시 49회, 서울대 중어중문학과)은 보험정책과 주무 사무관으로 근무하면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운영과 심의 안건 선정 그리고 최근 건정심 위원 교체 등을 담당해왔다.
조승아 서기관은 그동안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과 의원급 차등수가제 폐지 등 건정심과 부서 운영을 깔끔하고 매끄럽게 진행해 일명 '똑순이'로 평가받고 있다.
정신건강정책과로 발령된 전명숙 서기관(행시 48회, 연세대)은 추진력과 기획력에 뛰어난 감각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복지과에 함께 근무한 동료들은 소탈한 성격으로 부서 주무로서 과장을 보좌해 안방마님 역할을 담당했다면서 당면 업무와 더불어 현안을 타개하는 대처능력이 뛰어나다고 귀띔했다.
의료수출 핵심부서인 보건산업정책과로 배치된 조우경 서기관(행시 48회, 가톨릭대)은 여걸로 통하는 공무원이다.
동기 공무원들은 조 서기관에 대해 활발한 성격으로 업무 추진력 역시 뛰어나다면서 보건산업 수출과 해외환자 유치 기획력에 적임자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 여성 서기관 3명과 같은 날 발령된 김영학 서기관(행시 49회)은 보험정책과로 배치돼 건정심 운영 등 부서 정책 전반을 총괄한다.
보건의료정책실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전문직 공무원의 균형감과 조화로운 배치이다.
정신건강정책과에서 자살 예방정책을 4년간 담당한 의사 출신 문상준 보건사무관(서울의대, 예방의학과 전문의)을 수련업무를 담당하는 의료자원정책과로 배치한 것도 이를 반영한다.
전공의 특별법 공포에 따른 하위법령 준비 과정에서 의료계와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정제혁 보건사무관(동아의대, 내과 전문의)의 질본 발령에 따른 업무공백을 문상준 보건사무관을 통해 최소화시키겠다는 실 차원의 의중이 엿보인다.
보험약제과에서 급여기준 업무를 담당한 약사 출신 하태길 행정사무관(서울약대, 행시 49회)의 의료기관정책과 발령은 의외 인사이다.
하 사무관에게 요양병원과 의료기관인증제 등의 업무를 맡기는 것이 생소할 수 있으나, 약대 졸업 후 행정고시까지 패스한 경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관료로서 보건의료 분야의 폭넓은 시야와 경험을 연마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보험약제과로 옮긴 박지혜 사무관(행시 55회, 서울대 경제학과)과 구미정 사무관(행시 54회, 이대 약대)도 눈여겨 볼 공무원이다.
국제의료지원 관련법 제정부터 공포까지 물밑작업을 도맡아 한 박지혜 사무관은 건강보험 약제 등재 업무를, 약사 출신이며 행정고시를 패스한 구미정 사무관은 약제 급여기준과 약가제도를 담당한다.
이들 사무관이 손발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제약업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보험급여과로 발령된 변루나 사무관도 5급 특채로 입사해 보장성 강화와 중장기 보장성 계획, 식대수가 등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의료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건의료계 직역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정책과 제도 변화에 민감한 만큼 실국 차원에서 인사 배치에 신중을 기했을 것"이라면서 "인수인계와 업무파악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분위기에서 모든 업무가 빠르게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복지부의 정례적 인사에 따른 정책 공백과 단절을 지적하면서 공무원들의 책임감 부여를 위한 정책실명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