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내과 개원을 준비 중인 A, B 원장은 레지던트 시절부터 서로 마음이 맞아 공동개원을 하기로 약속했다. 이유는 경쟁력 확보와 차별화를 위해서다. 공동개원 시 갈등과 헤어질 때의 분쟁을 염려하면서 주변사람들이 말리는 바람에 고민도 깊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처음의 마음, 동업계약서에 대한 의견을 나눠본 결과 공동개원을 해 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바로 다음 고민이 찾아왔다. "어디서 개원을 해야하나?"였다. 지하철역 인근과 선점 효과를 고려해 신도시 등 대규모 주거지역 위주로 둘러보고 있지만 어떤 자리가 딱 맞는 자리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진료과목 같거나 다르거나…진료 방향부터 설정하자"
공동개원 입지선택은 단순히 두 명의 원장이 같이 진료할 장소를 찾는 것이 아니다. A, B 원장 처럼 같은 진료과목의 공동개원도 있지만 마취통증의학과와 가정의학과 공동개원과 같은 다른 진료과목의 공동개원 등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공동개원 성격에 따른 진료권 설정과 진료내용에 따른 입지 전략이 중요하다.
#. L원장은 순환기내과 공동개원을 진행하면서 입지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 처음부터 공동개원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지분 원장을 영입하는 형태라서 규모에 대한 고민도 더해졌다.
해결책은 목표를 전문적인 검사 등 비보험 진료에 중점을 두는 것이었다. 일반진료 보다 전문적 진료가 목표였기 때문에 그에 맞는 대상계층과 진료권을 분석하면서 자연스럽게 서울 강남지역으로 입지가 좁혀졌다.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있었으나 확고한 공동개원 방향과 진료목표가 있었기에 개원을 진행했고 1년이 지나 진료와 경제적 목표 모두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금은 확장과 더불어 지분원장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 K성형외과는 3명이 공동개원하면서 각각의 진료분야를 세분화하고 전문화해 규모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단시간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입지에서도 공동개원의 장점 중 하나인 자금력을 앞세워 과감하게 투자해 핵심입지를 선택했다.
이처럼 공동개원의 방향과 진료목표를 명확하게 세우는 것이 입지선택의 첫 단추다. 첫 단추가 명확하면 입지 선택의 고민은 훨씬 줄어들고 개원 후보지역도 명확하게 추려진다.
"공동개원 장점 극대화 할 수 있는 지역 찾기"
공동개원의 장점은 통합진료, 규모의 대형화, 자금력, 마케팅, 진료 전문화 등이다. 즉, 단독개원에 비해 대형화, 차별화, 전문화를 통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공동개원 입지는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과정이다. 그 과정의 첫 번째는 배후진료권 분석이다.
물론 진료과목별로 배후진료권 범위가 다르지만 보통 공동개원은 진료권의 설정범위 내 인구분포 및 진료목표 대상층의 비율 등을 분석해 공동개원에 충분한 진료권 확보가 가능한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지자체 인구통계나 통계청, 소상공인진흥회의 상권분석시스템을 사용하여 직접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번째는 경쟁병원 분석이다. 공동개원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진료권 내 경쟁 병의원의 규모와 마케팅 정도를 파악하고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운영현황을 분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번째는 교통망 분석. 외부유입 인구가 없는 지역은 당해 지역내 교통망이 집중되는 곳이 어디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통망이 집중되는 곳에 상권이 형성되고, 인구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광역적 진료권과 마케팅이 필요할 경우에는 외부교통망 분석이 보다 중요하다. 지하철이나 버스 노선이 어느 지역을 통과하는지와 환자유입가능성 등을 살펴봐야 한다.
공동개원 입지는 공동개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과정이다. 공동개원은 단독개원 보다 규모나 마케팅, 진료전문화, 시너지 등에 있어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또 신도시 등 신규개발 지역에서는 선점효과를 보다 강하게 누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