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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유럽문명의 완충지, 발칸[3]

동화 속 작은 마을, 블레드(1)


양기화
기사입력: 2016-03-14 05:05:04
양기화의 '이야기가 있는 세계여행'

동화 속 작은 마을, 블레드(1)


카라반켄 터널을 빠져나오면 슬로베니아공화국(Republika Slovenija)다. 인구 198만명(2015년 기준)인 슬로베니아의 수도는 류블랴나이다. 슬로베니아는 알프스 산맥의 끝자락에서 아드리아해 방향으로 이어지는 판노니아 평원지역에 위치한다. 전체 면적은 2만 273km²로 우리나라의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를 합한 정도이다. 국토 전체의 해발고도는 557m이상으로 영토의 40%가 산지이다. 슬로베니아는 유럽 대륙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에 이어 3위의 숲 보유 국가이다.(1)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서쪽으로는 이탈리아, 북쪽으로는 오스트리아 북동쪽으로는 헝가리, 남동쪽으로는 크로아티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서남쪽으로 아드리아해로 열려 있다. 그래서인지 카라반켄 터널을 지나고부터는 버스가 내리막길을 달리는 느낌이 드는 것은 창밖풍경이 시나브로 바뀌어가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곱게 단풍든 숲 위로 상고대를 뒤집어 쓴 숲이 얹혀있었는데, 슬로베니아로 들어서면서는 이런 풍경이 사라지고 숲도 푸른빛이 짙어지고 있다.

고대에 슬로베니아는 일리리아(Illyria)의 일부였다. 지금의 알바니아에서 슬로베니아에 이르는 지역에 흩어져 살던 부족들을 통합한 일리리아왕국은 기원전 400년 세워져 스코드라(지금의 알바니아 북부에 있는 슈코더르)를 수도로 삼았다. 기원전 167 년 로마군은 스코드라에서 일리리아의 마지막왕 겐티우스의 군대를 격파하고 일리리아를 속주로 편입하였다. 일리리아는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희극 <십이야>의 무대로 삼은 곳이,(2)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의 배경이기도 하다.

슬로베니아인들은 로마제국이 멸망한 이후 남부오스트리아 지역까지 진출한 남슬라브족의 일파이다. 627년에 성립한 슬라브왕국은 사바강 유역에서 북쪽으로는 지금 독일의 라이프치히까지를 영토로 삼았다. 748년에는 카롤링거 왕조의 프랑크제국에 합병되었고, 9세기 프랑크제국이 분할될 때는 독일왕국에 속했다.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왕가가 세력을 확장하던 13세기말 슬로베니아는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붕괴하면서 남슬라브계 주민이 살던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및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지역에 슬라브-크로아트- 슬로베니아왕국이 선포되었으며 이태리, 오스트리아, 헝가리 영토 일부를 점령한 후 1929년 세르비아 왕국과 통합, 유고슬라비아왕국을 만들었다.(3)

1941년 나치의 침략으로 유고슬라비아왕국이 멸망한 뒤 독일, 이태리, 헝가리 등 3국이 슬로베니아를 분할하여 점령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슬로베니아사람들은 좌파연합세력이 주축이 되어 빨치산을 결성하고, 티토(Josip Broz Tito)가 이끄는 범 유고슬라비아 빨치산 군에 합류하였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성립된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을 구성하는 6개 자치공화국 중 하나가 되었다. 1980년 티토의 사망 이후 유고연방 내에서 세르비아 민족주의가 강화되는데 반발하여 슬로베니아는 1991년 6월 25일 독립을 선포하였다. 슬로베니아가 독립을 선포하자 유고 연방정부군은 군대를 동원하였다. 하지만 슬로베니아 지역에는 세르비아인들이 거의 살지 않아 내분이 없었고, 독일의 막후조정으로 열흘 만에 전투가 종료되었다.

슬로베니아는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을 무렵부터 이미 공업이 발달하고 있었으며, 특히 부품산업이 발달하여 독일산업의 배후지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슬로베니아 사회가 혼란에 빠지면 독일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슬로베니아는 2004년 유럽연합과 나토에 가입하였다. 오스트리아에서 슬로베니아로 여행하면서 별도로 출입국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이다.

발칸 여행은 슬로베니아의 북서쪽에 있는 블레드(Bled)를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높은 해발 2864m의 트리글라브 산기슭에 위치한 블레드에는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블레드 호수, 호수 안 섬에 있는 성모 마리아 승천 성당, 그리고 호수가에 바위산 위에 있는 블레드성이 유명하다.

그런데 이런 볼거리도 좋지만, 6천명이 살고 있다는 블레드에서 유명관광지답지 않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더 좋았다. 블레드의 역사는 1855년 스위스에서 온 의사 아르롤드 리클리(Arnold Rikli)가 이곳에 치료소를 세우면서 시작되었는데, 맑은 공기 깨끗한 물 그리고 온화한 햇볕은 환자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였을 것이다.

블레드성(왼쪽)과 블레드섬의 성모 마리아 승천성당(오른쪽)
블레드호수의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는 선착장에서는 성모마리아 승천교회가 있는 섬과 호수가 절벽 위에 서있는 블레드성, 그리고 그 뒤로 멀리 눈을 이고 있는 율리안 알프스의 산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딱 한 폭의 그림이었다. 슬라브 전설에 의하면 트리글라브(2864m) 산에는 머리 3개가 달린 신선이 있어 지상과, 천국, 지옥을 지킨다고 한다. 그리고 블레드 섬은 슬라브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과 풍요의 여신, 지바(Živa)의 성지라고 한다.(4)

블레드호수는 최대 길이 2,120m, 최대 넓이 1,380m, 최대 깊이 30.6m로, 호수 안에는 슬로베니아의 유일한 자연 섬인 블레드 섬이 있다. 블레드 호수에는 모터로 움직이는 배가 전혀 없고 오직 사공이 젓는 배만 운행하는데 그 배는 슬로베니아사람만이 운행할 수 있다고 한다.

블레드섬에 가려면 플레타나(pletana)라고 부르는 나룻배를 이용해야 한다. 물론 사공은 슬로베니아 사람이다. 양쪽으로 좌석이 있는 배는 무게중심이 잘 흔들리는 듯 사람이 탈 때 마다 크게 흔들리고, 사람들이 한쪽으로 몰리기라도 하면 배도 같이 기울어 긴장하게 만든다.

나루터를 떠나 섬으로 향하다 보면 호수 끝에 서 있는 절벽이 아스라이 보이고, 그래서인지 절벽 위에서 있는 블레드성이 외로워 보인다. 1km정도 배를 타고 가면 블레드섬에 도착한다. 선착장 앞에 있는 고딕양식의 99개 계단을 올라야 성모 마리아 승천교회로 갈 수 있다. 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하는 신랑은 신부의 등에 타고 계단을 오르는데, 이때 신부는 침묵해야 한다고 한다.

성모 마리아 승천교회의 종탑(왼쪽)과 정원에 있는 고딕양식의 마리아 막달레나 조소상(오른쪽)
계단을 올라서면 바로 성모 마리아 승천교회(영어로는 The Church of Mary of the Queen, The Pilgrimage Church of the Assumption of Mary, Our Lady of the Lake 등으로 부른다)가 나온다. 바로크양식으로 지어진 지금의 교회는 1698년에 세워진 것이다. 10세기 무렵 슬라브 신화의 지바여신의 신전이 있던 자리에 처음 예배공간이 들어섰다.

12세기 무렵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발전시켰고, 1465년 류블랴나의 주교 지기스문트 람베르크에 의해 고딕양식으로 개축하면서 제단과 종탑이 완성되었다. 1509년 대지진으로 교회가 무너지자 초기 바로크 양식으로 다시 지었다. 1534년에는 이탈리아 파도바 출신의 프란시스쿠스 파타비누스가 만든 소망의 종을 종탑에 걸었다.

교회 벽의 기도소에는 1866년에 만든 수태고지 장면이 부조되어 있다. 정면 제단에는 1747년에 제작한 성모상을 모셨고, 양옆으로는 헌정한 블레드의 지주 하인리히 2세와 그의 부인 쿠니군데가 호위하고 있다.(5)

참고자료:

(1) 나무 위키. 슬로베니아.
(2) Wilipedia. Illyria.
(3) 드루가이드. 슬로베니아 역사.
(4) 드루가이드. 블레드 개요.
(5) 이상기. 오마이뉴스 2011년 9월 20일자 기사. 블레드 호수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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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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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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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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