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제로 만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현실은 '견우와 직녀'처럼 만날 수 없는 성분들이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FDA로부터 획기적치료제로 지정받은 C형간염약 'BMS 다클린자(다클라타스비르)+길리어드 소발디(소포스부비르)' 병용법도 그렇다.
당시 FDA는 진행성 간경변 혹은 간 이식 후 HCV(C형간염바이러스)가 재발한 환자 치료에 1일 1회 '다클라타스비르+소포스부비르'에 '리바비린'을 추가한 12주 요법을 평가하는 3상 임상시험 ALLY-1 데이터를 근거로 삼았다.
두 성분 조합은 올 2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승인을 받기도 했다. HIV 동반감염 진행성 간경변 간이식 후 C형간염이 재발한 유전자형 1, 3, 4형 C형간염 환자 치료에 대해서다.
다만 두 성분은 먹기 편한 복합제로 탄생하기 어렵다. 두 성분이 워낙 BMS와 길리어드 핵심(전략)인 만큼 특허 만료 전 양사 제휴 없이는 두 알을 먹어야하는 병용 요법으로 쓰일 수 밖에 없다.
HIV/AIDS 치료제 'NRTI 2종 '트루바다(테노포비어+엠트리시타빈)'와 INSTI '티비케이(돌루테그라비르)'도 비슷한 경우다.
현재 HIV/AIDS 치료제 흐름은 3제 단일복합정(STR, Single Tablet Regimen)로 넘어가고 있다.
길리어드 '스트리빌드(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엘비테그라비르+부스터 코비시스타트)'와 GSK '트리멕(아바카비어+라미부딘+돌루테그라비르)' 등이 글로벌 진료 지침 최고 권고 등급에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스티리빌드'에는 '트루바다'가, '트리멕'에는 '티비케이'가 들어가 있다.
의료진들은 NRTI 2종 복합제와 INSTI 중 '트루바다'와 '티비케이' 조합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두 제품은 각각 길리어드와 GSK 소유로 만날 수 없는 운명이다.
이뤄질 수 없는 성분 조합이 만나는 경우도 있다. 성분의 특허 만료 때문이다.
가까운 예로 오는 4월 29일 특허가 끝나는 '에제티미브'는 여러 '스타틴'과 조합할 수 있다.
이전에는 '에제티미브' 특허권을 보유한 MSD만 특허가 끝난 스타틴과 조합해 복합제(바이토린, 아토젯)를 공급했다. 최근에는 한미약품이 특허 전 MSD 허락을 받아 '로수젯'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만나면 대박 성분들이지만 각 회사별 핵심 제품으로 쉽사리 복합제 개발 제휴를 맺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한 쪽이 잃을 것이 더 많다고 판단할 경우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해 혼자가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