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사들의 도수 치료 허용 주장, 기획재정부의 카이로프랙틱을 국가공인자격 전환 검토, 규제기요틴에 포함된 비의료인 카이로프랙틱 허용 추진까지 그야말로 '도수치료의 수난 시대'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창립을 선언한 학회가 있다. 바로 대한도수의학회. 과연 도수의학회가 '위기의 도수의학'을 구할 수 있을까.
19일 대한도수의학회가 서울성모병원 의생명과학연구원 2층에서 창립총회 및 도수치료 연수강좌를 개최하고 새로운 학회의 시작을 알렸다.
학회의 출발은 위기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정부가 카이로프랙틱 자격증 신설이라는 명목으로 비료인에게 도수치료를 맡기려고 하는 것이나 물리치료사들의 도수 치료를 허용해달라는 주장까지 의료계에 불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김용훈 초대 도수의학회 회장(전 정형외과의사회 회장)은 "도수치료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인지 아직도 불분명하다"며 "도수치료는 의사만 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의사가 도수치료가 뭔지도 모르면서 이런 주장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가 도수의학을 공부해서 정립, 확립하면 의료계의 것으로 지킬 수 있지만 그냥 말로만 '도수치료는 내 것이다'고는 할 수 없다"며 "진짜로 공부하고 이론도 확립하고 학문으로서 발전해 나가자는 의미에서 의학회를 만들었다"고 학회 창립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작년에 의사협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도수치료 연수교육을 한 것도 이런 위기 의식의 발로였다"며 "규제기요틴에 포함된 카이로프랙틱의 비의료인 허용 추진은 바꿔 말하면 비의료인에 의한 도수치료 허용에 다름 아니다"고 강조했다.
카이로프랙틱사 개설 문제, 한방에서의 추나요법 급여화, 실손보험에서의 도수치료 삭감 문제 등 도수치료 행위를 위태롭게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수치료의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교육, 행위정의, 분류 및 행위 주체 등에 관해 학문적인 정립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판단.
김용훈 회장은 "일본엔 접골사가 정형외과 의사 수 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의사보다 정치적으로 파워가 더 좋다"며 "의사들이 체계적인 학문정립을 도외시하면 의료 행위로 분류된 도수치료의 설자리는 점점 위태로워 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역 이기주의 때문에 의사의 도수치료 영역화를 주장하는 게 아니다"며 "비의료인이 작은 부분만 보고 치료하다 보면 전체의 문제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형외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3개 진료과가 연합해 도수의학회 창립에 시동을 걸었지만 지금은 다른 7개 과가 들어와 있다"며 "참여를 원하는 다른 과를 제한없이 받아 학회 인원에 있어 규모의 경제를 일단 실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한도수의학회는 3년의 기간을 통해 대한의학회 정식 인정 학회로 거듭나겠다는 계획. 밸런스의학회 등 같은 계열의 분과 학회와의 연계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김용훈 도수의학회 회장은 "대한의학회에 정식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논문과 세미나, 해외 저서 번역 작업 등 학회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해 의학회에 등록을 받고 비슷한 분과 학회와 연계, 통합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