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가 관상동맥이 막히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흉통을 호소하는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원인이 좌심실 비대로 인한 모세혈관 기능저하 때문이라는 것 밝혀낸 것.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러한 결과를 최근 심장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심장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IF=16.503)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우선 관상동맥조영술에서 관상동맥 폐쇄가 확인되지 않은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중 흉통이 있는 경우(43명)와 없는 경우(41명)로 나누어 아데노신을 투여한 뒤 심장부하 MRI검사를 실시했다.
심장 MRI를 찍어 확인한 검사 결과에서 흉통이 나타난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경우증상이 없는 환자보다 심근관류예비력이 현저하게 낮아져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심근관류예비력이란운동 등 격렬한 활동을 할 때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데 이때 심장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능력을 말한다. 심근관류예비력이 저하되면 심장도 제 역할을 하기 힘들다.
심근관류예비력이 저하된 것은 관상동맥 자체는 막히지 않았지만, 관상동맥의 모세혈관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흉통의 직접적 원인이다.
관상동맥모세혈관의 기능저하는 좌심실이 비대해져 있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심장MRI 검사에서도 흉통이 있는 환자의 좌심실질량지수가 현저히 높았다.(109.08 g/㎡ vs 93.72 g/㎡)
두 그룹간에 연령대나 성별을 비롯해 다른 임상적 특성들이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좌심실질량지수가 증가할수록 심근관류예비력이 저하되고 그 결과 흉통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성지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서 수술여부를 결정하는데 증상의 유무가 매우 중요한 결정인자"라며 "환자의 증상이 모호할 때 판단하기 힘든데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심근관류예비력을 확인해 수술 예측인자로 사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