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속 기관들은 한 번 손상되기 시작하면 회복이 힘들고, 인공적으로 메꾸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어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 따르면 10세 미만 소아 서혜부 탈장 수술 환자의 1.3%가 감돈과 교액으로 인한 장기 절제 수술을 받았다. 이는 증상을 방치해 탈장 구멍 사이에 끼인 장기에 부종이 생겨 결국 혈액공급이 차단돼 생긴 결과다. 여기서 수술 대상이 소아인 만큼 장기 절제는 언제나 마지막 선택이어야 한다.
복강경 수술로 장기 절제 막아
담소유병원은 10세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결과를 보면 지난해 서혜부 탈장으로 병원을 찾은 1289명의 환자 중 감돈과 교액으로 내원한 47명을 모두 복강경 탈장 수술로 장기 절제 없이 제 위치로 복구시켰다.
이성렬 원장은 "주로 남자 어린이에는 창자가 감돈되며, 여자 어린이에서는 난소가 감돈되는데 장기 절제 수술은 언제나 최후의 선택이어야 한다"며 "복강경 소아 탈장 수술은 복강경 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기를 최대한 손상하지 않고 복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렬 원장은 APHS(아시아•태평양탈장학회), ELSA(아시아•복강경외과학회), AHS(미국탈장학회) 등 세계탈장학회에서 꾸준히 임상연구를 발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배를 절개해 수술할 때는 부종으로 부풀어진 장기를 다시 안으로 밀어 넣기 힘들 수 있고, 밖으로 끄집어내 절제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반면 복강경 소아탈장 수술은 안쪽에서 탈출된 장기를 배 안으로 당기기 때문에 장기를 절제하지 않고 원상태로 복구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미세한 구멍으로 복강경 기구를 삽입해 배 안쪽에서 감돈된 장기를 당겨 위치를 교정시켜주는 방식이다.
장기 복원 후에도 복강경 카메라로 장기의 회복을 직접 관찰할 수 있고 혈액순환이 잘 되는지 정확히 눈으로 볼 수 있다.
이성렬 원장은 "장기의 괴사로도 이어질 수 있는 서혜부 탈장은 감돈 상태가 오래돼 교액 상태가 오기 전에 즉시 외과적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시기를 놓쳤다고 섣불리 장기를 절제할 것이 아니라 최대한 몸 속 장기를 보존할 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