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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유럽문명의 완충지, 발칸[16]

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브로브니크(2)


양기화
기사입력: 2016-04-28 05:00:20
양기화의 '이야기가 있는 세계여행'
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브로브니크(2)


큰 오노프리오샘(왼쪽), 수도꼭지(가운데), 작은 오노프리오샘(오른쪽)
두브로브니크 성안을 돌아본 것은 스르지산에 오르기 전이었다. 순서에 착오가 있어 바로 잡는다. 필레문에 들어서면 바로 파스코야 밀리체비차(Paskoja Milicevica) 광장이다. 광장 오른편, 성 사비오르(St. Savior Church)교회 앞에 돔형태의 오노프리오샘이 있어 만남의 광장이 되고 있다. 1438년 정부는 두브로브니크에서 12km 떨어진 두브로박스카강에서 물을 끌어들여 두브로브니크에 수도시설을 만들기로 하였다.

두브로브니크의 수도사업을 맡은 이탈리아 건축가 오노프리오 지오르다노 델라 카바(Onofrio Giordano della Cava)는 오가는 사람들이 목을 축일 수 있도록 성안 두 곳에 샘을 만들었다. 필레문 쪽에 있는 것이 규모가 크고, 반대편 루자광장 부근에 있는 것은 규모가 작다.

목마른 자를 위한 것이니 ‘분수’보다는 ‘샘’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좋겠다. 훗날 사람들은 건축가의 이름을 따서 큰 오노프리오샘이라고 부른다. 원래는 다양한 조각상과 장식적인 요소로 꾸며졌지만 1667년 지진으로 많이 소실되었다고 한다.

특히 밀라노 출신 조각가 페타르 마르티노브(Petar Martinov)가 만든 지붕에는 용조각이 얹혀있었는데, 지진에 소실되었다고 한다. 샘은 16면으로 세워졌는데 각각의 면에는 다양한 얼굴의 조각상이 붙어있고, 조각상에 달아놓은 관에서는 언제나 맑은 물이 졸졸 흘러내린다. 작은 오노프리오샘은 루자광장의 종탑 아래있다. 작은 오노프리오샘에 있는 조각은 역시 페타르 마르티노브(Petar Martinov)의 작품이다.

오노프리오샘 앞에서 동쪽으로 똑바로 나있는 도로가 스트라둔(Stradun, 베네치아의 속어로 큰길이라는 뜻)이다. 플라차(Placa, 길이라는 뜻의 Platea에서 유래함)대로라고도 하는 이 길은 원래 좁은 해협이 있던 자리이다.

11세기 말까지만 해도 로마와 그리스에서 온 사람들은 라베(Lave)섬에 모여 살았고,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본토 쪽에 모여 살았다. 대외교역이 늘고 사회경제적으로 두 집단이 밀착되어감에 따라 해협을 메워 길을 만들었고, 1468년에 이르러 대리석으로 포장을 한 것이다.

길을 걷다보면 오랜 세월을 증명이라고 하듯 닳아서 반질반질하다. 얼음처럼 매끄럽고 밝게 빛나며 빛을 반사하는지 돌이 아니라 유리 같이 생겼다. 여행작가 오동석이 인용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고 발걸음을 보는 세계 유일한 거리다”라는 크로아티아 시인의 비유가 참 절묘하다. 재미있는 것은 스트라둔을 덮고 있는 대리석을 물고기의 뼈대 모양으로 깔았다는 것이다. 직육면체의 작은 대리석들을 도로의 반을 경계로 직각방향으로 짜 맞추어 퍼즐을 완성한 것이다.

성 사비오르 교회(왼쪽), 프란시스코 수도회 박물관 입구(오른쪽), 프란시스코 수도회(왼쪽 아래), 수도회 입구의 피에타상(오른쪽 아래)
성 사비오르(St. Savior Church)교회 옆에 이어지는 건물이 성 프란시스코 수도원이다. 프란시스코 수도회가 두브로브니크에 들어온 것은 1234년 전후로 처음에는 필레문 근처에 있는 지금의 임페리얼 힐튼호텔자리에 수도원을 지었다. 1317년 전쟁이 발발할 기운이 커지자 적이 수도원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파괴하고 성곽 안에 다시 짓기로 하였다.

수도원은 한 세기에 걸쳐 건설되었다. 그렇게 지은 수도원은 1667년의 대지진에 무너지고 남쪽 입구 부분만 남았다.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문 위에 있는 조각은 1498년 레오나르도와 페타르 페트로비치(Leonard and Petar Petrović)형제의 작품이다. 성 제롬과 세례요한이 양쪽에 서있고 그 가운데 피에타상이 있다.

성 사비오르교회와 성 프란시스코 수도원 사이의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1938년에 세운 박물관입구가 있다. 박물관은 약국과 전시장으로 되어 있는데 옛날 예배드릴 때 사용되던 물건들과 예수상들을 전시하고 있고, 약국은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다. 1317년 문을 연 작은 형제약국(Friars Minor pharmacy)은 지금도 운영되는 약국 가운데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곳이다. 프란시스코 수도회는 병든 신도를 돌보라는 규칙이 있었다.

그런데 이 특별한 약국은 수도사는 물론 일반대중도 이용할 수 있었다. 약국이 거리에서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지상에 배치된 것도 그래서라고 한다. 약국은 수도원의 꾸준한 수입원이 되었을 것이다.

스트라둔에는 사람들이 곳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들이 연결되어 있다. 중간쯤 골목에 나 있는 계단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부자(Buza)(구멍)라고 불리는 북쪽 출입구가 있다. 구멍이라는 말 그대로 사람들만 다닐 수 있는 작은 문이다. 스트라둔의 거리 양편에 서 있는 건물들은 1667년 지진으로 파괴된 것을 급하게 재건한 것이다.

그 전에는 그림같이 아름답고 다양한 건물들이 서 있었던 것을 재건계획에 따라 획일적인 바로크양식의 석조건물들이 들어선 것이다. 통일된 모습을 보기에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양한 모습의 건물들이 서로 어우러져 있는 옛 모습이 더 아름답지 않았을까 싶다. 스트라둔은 사람들로 넘실대는 듯했다. 마침 입항한 유람선에서 내린 듯 나이든 유럽인들이 많았고 우리 같은 아시아 사람도 많아 인종 다양성이 획일적인 도시 모습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성 블라이세 성당(왼쪽), 롤랑의 기둥(오른쪽)
300여 미터 길이의 스트라둔의 끝에는 루자(Luza)광장이 있다. 스트라둔의 동쪽 끝에는 종탑이 서 있고, 북쪽 끝에는 스폰자궁전이, 남쪽으로는 성 블라이세성당이 있다. 1715년에 건축된 성 블라이세성당은 베네치아 건축가 마리노 그로펠리(Marino Gropelli)의 작품이다.

원래 이 자리에는 1368년에 건축된 옛 로마네스크교회가 있었는데 1667년 지진에 손상을 입었다가 1706년 화재로 소실되었던 것이다. 현재의 블라이세성당은 베네치아의 성 마우리티우스 교회를 원형으로 바로크양식으로 지은 것이다. 정면 중앙의 가장 높은 곳에는 오른손에 두브로브니크 성을 들고 있는 성 블라이세의 조각상이 서 있다. 이 작품은 15세기에 두브로브니크 길드학교의 무명작가의 작품이다. 여기 조각된 두브로브니크 성의 모습은 1667년의 지진 이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성 블라이세 조각상 좌우로는 브라츠(Brac)섬 출신인 니콜라 라자니츠(Nikola Lazanic)가 16세기에 조각한 성 제롬과 성요한의 석조 조각상이 서 있다. 호화로운 바로크양식의 성당 내부 장식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해서 결혼식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루자 광장에는 행사가 있을 때 깃발을 내거는 기둥이 서있다. 이 기둥에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기사 롤랑을 조각되어 있어 롤랑의 기둥(Roland Column)이라고 부른다. 이 기둥은 15세기 밀라노 출신 조각가 보니노의 작품이라고 한다.

프랑스 샤를마뉴대제의 12기사 중 수석기사인 롤랑(Roland)은 16세기 이탈리아 작가 루도비코 아리오스토의 서사시 '광란의 오를란도(Orlando Furioso)', 최고(最古)의 서사시 '롤랑의 노래'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중세 유럽의 전설적인 기사다. 이탈로 칼비노의 '존재하지 않는 기사'는 '광란의 오를란도'를 뼈대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들 무훈시에 등장하는 롤랑은 778년 샤를마뉴대제가 스페인 원정에서 치렀던 론스보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사료에 기록되어 있는 브르타뉴 변경백 롤랑을 모델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교도와의 싸움에서 주군을 보좌하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롤랑의 영웅적인 행적을 담은 서사시는 11세기 무렵에 유럽 전체로 퍼져 애송되었다. 루자광장에 조각을 세웠을 만큼 '롤랑의 노래'는 두브로브니크 사람들에게도 커다란 감동을 주었음이 틀림없다.

롤랑은 샤를마뉴대제가 하사한 전설의 칼 뒤랑달(Durandal)을 사용하였는데, 강하고 예리해서 기수의 투구를 쪼개고도 그 몸통과 말까지 토막을 낼 정도였다고 한다. 두브로브니크 사람들에게 롤랑의 기둥이 중요한 이유는 칼을 쥔 손에서 팔꿈치까지의 길이가 51.2cm으로 이곳의 표준길이 단위인 1엘(ell)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동상 아래에는 1엘의 길이만큼 선이 그어져 있다. 아마도 이곳에서 시장이 열리기 때문일 것이다. 매년 여름 열리는 두브로브니크 종합예술축제의 개식선언을 롤랑의 기둥 위에서 한다는 것을 보더라도 롤랑의 기둥이 두브로브니크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1) Dubrovnik City. Onofrio's Fountains - Dubrovnik.
(2) 오동석 지음. 크로아티아 여행바이블 131, 서영, 2013년
(3) Dubrovnik City. Placa Street - Stradun - Dubrovnik
(4) Dubrovnik City. Franciscan Monastery - Dubrovnik.
(5) Dubrovnik City. St. Blasius Church - Dubrovnik.
(6) 나무위키. 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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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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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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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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