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당 줄이기 정책 등 비만 예방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대로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각종 매스컴을 통해 비만 예방법을 소개해온 동국대 일산병원 오상우 교수(건강증진센터장)는 최근 정부의 비만 예방 대책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먼저 비만 환자에 대해 교육·상담료는 요양급여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었다.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식이요법 혹은 영양상담을 했을 땐 교육·상담료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비만 환자는 여전히 그 자체가 불법이다.
오상우 교수는 "비만 환자에 대한 영양상담은 비급여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회·문화적으로 비만 대책을 추진하겠다면서 이를 제외하는 것은 답답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만 환자는 단순히 약물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양상담이 필수적"이라면서 "적어도 저소득층·장애인 혹은 초고도비만 환자에 대해서는 교육·상담료를 인정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비만 환자 중 일정기준을 넘긴 환자는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있도록 약물을 급여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봤다.
그가 이렇게 제안하는 것은 최근 저소득층, 장애인의 초고도 비만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장애인의 고도비만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비만에 대해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 배경에는 한국의 우수한 의료보험체계가 깔려있다고 역설했다.
미국의 경우 고혈압, 당뇨 환자가 감당해야하는 의료비용은 상당하다. 만성질환자가 늘어날 수록 정부가 부담해야하는 의료비 또한 높아지는 만큼 비만 예방이 절실한 사업이다.
반면 한국은 고혈압, 당뇨 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외국에 비해 낮은 편. 그러다보니 정부 정책 추진과제 중 후순위로 밀리기 마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비만 특히 고도비만은 정부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미국의 경우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비만 퇴치에 적극 나섰듯, 한국 또한 일개 부처가 아닌 대통령이 나서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 교수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당 줄이기 정책'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일단 벌금을 부과하는 외국과 달리 '권고' 수준에 그쳐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와 함께 '당'이라고 하면 설탕부터 쌀, 빵 등 탄수화물을 포함하기 때문에 두리뭉실한 메시지에 그치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외국의 사례를 예로 들며 설탕이 들어간 탄산음료에 대해 '설탕세'를 도입, 타깃을 명확하게 잡을 것을 제안했다.
자칫, 당을 줄이자고 하면 국민 중 일부는 탄수화물을 줄여야한다고 생각해 사람 몸에 이로운 탄수화물 섭취를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당 줄이기 정책에 앞서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오 교수는 비만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를 해소하고자 앱 바이팻 'BYBFAT'을 개발, 무료로 배포했다.
자신의 나이, 신장, 체중 등 정보를 기재하면 비만도와 함께 전국 비만 순위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있다.
그는 "비만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과잉 반응 보이는 것도 문제"라며 "앱을 통해 정확하게 자신의 비만도를 측정, 스스로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