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체는 성공을 각각 다르게 정의한다. 아프리카 후진국 가족 밥상에 올라온 물 한 잔, 부모세대의 차량 구입은 현재의 성공과 다르게 다가온다. 그래서 70억 명의 사람이 있다면 70억 개의 서로 다른 성공이 있는 것이다. 내 성공의 조건은 내가 정하는 것이다.
성공의 기회는 하루하루 철저하게 가기의 일에 임할 때 주어진다. 내 몸이 연소하듯 뼈가 빠지듯이 일에 임해야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 성공에는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에 운 좋게 얻는 선택받은 경험이다. 성공은 곧 잊힌다.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면 새로움을 찾아 떠나고, 그래서 삶의 단계마다 주어지는 일상의 보상이 성공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실패하는 길은 여럿이지만 성공하는 길은 오직 하나다(It is possible to fail in many ways...while to succeed is possible only in one way)”라고 말했다. 필자는 성공을 ‘본인 판단’에 ‘당연한 것’을 ‘철저하게 잘할 때’, ‘운 좋게 얻는’ ‘일상의 보상’으로 해석한다.
내 성공을 내가 정의한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가능성이 있고, 잠재된 능력이 있고, 나이가 젊은 사람은 아직 사회적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때가 오지 않았다. 모두 같은 선상에 서 있다.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이니 성공과 실패는 당연히 없다. 설령 굴곡이 있었다고 해도 내 눈 앞에 선만 하나 긋고 뛸 자세만 잡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성공을 만난다.
성공의 개념지도TM
필자가 정의하는 성공은 원 모양의 개념지도로 나타낼 수 있다. 원의 좌측 반원은 외면의 성공을 나타낸다.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승리를 뜻한다. 우측 반원은 내면의 성공을 나타낸다. 나와 가족이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타인이 알 수 없는 영역에서 얻는 성공이다. 내․외면의 성공은 다시 상하 절반으로 나뉜다. 외면은 직업과 관계, 내면은 나와 가족으로 구분한다.
성공은 일반적으로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룬 승리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특히 직업상 성패로 한정된다. 성공의 개념지도에 의하면, ‘직업’의 성공은 전체의 4분의 1이다. 성공의 개념지도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재정의할 수 있는데, 학점이나 연구․진료실적, 수익적 측면에 집중한다면 ‘실적’ 영역에서는 성공이다. 그러나 전체 성공 속 비중은 12분의 1에 불과하다.
‘관계’의 한 영역인 ‘불특정 다수’ 역시 다른 부분과 같이 비중은 12분의 1이다. 이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을 말한다. 의료봉사와 같은 사회공헌 같은 것인데, 필자가 본 연재를 마칠 시점에는 부채꼴의 크기가 커져 있을 것이다.
의학공부에만 자원의 100%를 사용한다면 실적, 돈, 명예 영역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못하거나 지적 소양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자존감을 상실했다면 내 가능성의 4분의 1을 포기하는 것이다. 가족 역시 주요한 성공요인으로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 수잔 A. 드필립스는 “성공이란 결혼, 자녀, 그리고 가족들에게서 헌신하는 전체 시간이 줄어듦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균형을 잃은 성공이 아닐 수 없다. 밖에서 일해야 하니 가족에게 무조건 이해하라는 식의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이렇듯 성공의 개념지도에는 전제가 있다. 각 영역은 피자 조각처럼 구성되지만 각 영역의 면적은 동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목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중요도가 높다고 해서 영역을 넓게 잡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면적은 성과물의 크기다. 영역별 성과가 같을 때 영역으로 정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입자원과는 별개다. 성공을 이루기 어려운 영역이라면 자원이 많이 소모될 것이다. 반면 꼭 필요하지만 간헐적인 자원투입만으로도 성공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 있을 것이다.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항목을 빼거나 추가할 수 있다.
성공은 일상의 보상이라고 했다. 일생 동안 자원을 모아 죽는 순간 터뜨리며 승리했다고 최대의 만족을 얻는 과정이 아니다. 단계별로 성공경험을 만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원의 형태는 유지하되 크기를 키우는 것이 요구된다. 원 모양을 맞추기 위해 때로는 다른 부분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나에 대한 평가는 내가 하면 되고 이외 영역은 최대한 객관성을 확보하여 평가한다.
파이는 키워나가는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남자인 A선생에게 성공의 개념지도를 그려봐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다. 원이라는 것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모양이 일그러져 있다.
그는 전공의 시절 결혼했고, 부인은 곧 대학을 졸업했지만 공부를 계속하기를 원했다. 학교 다닌다고 결혼 후 12년간 2세가 태어나지 못했다. 부인이 공부를 쉬면 남편은 공중보건의로 지방에 내려갔다. 공부한다는 이유로 가족들은 명절에도 부르지 않을 정도였다.
남편이 군대에서 돌아오면 부인은 논문을 쓰느라 도서관에서 지냈다. 부부 사이에 아들이 태어났고 집안에 박사학위가 2개나 생겼다. 그러나 그들의 아들은 부모와 대화가 없고 부모는 본인의 직업 말고는 할 줄 아는 이야기가 없었다. 직업성공형의 극단적인 예일 것 같지만 실제 사례다.
한 영역에서의 성공은 다른 영역의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두 개 이상의 영역에서 동시에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정상적으로 성공의 과정을 밟아가는 사람이라면 원의 크기가 작아도 원형을 이루며 서서히 파이를 키워갈 것이다. 혹자는 “성공이란 시간이 갈수록 배우자가 당신을 더욱 좋아하고 존경하는 것”이라고 했다.
성공의 개념지도에 따르면 성공의 의미를 정확하게 실천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공은 성장하는 과정의 지향점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매력적인 단어임이 분명하다. 인생 학점은 재수강이 가능하다. 성장이 작은 성공으로 연결되고 작은 성공이 모여 큰 성공을 이루고자 한다면 마음속에 성공의 개념지도가 명확하게 그려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