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 · 조관혁 임상강사 연구팀이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에서도 심각한 시력손상이 생길 수 있고, 이러한 시력예후를 질환 초기에 예측할 수 있는 인자에 대해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눈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혈액인 망막동맥이 막혀 시력감소를 초래하는 망막동맥폐쇄증은 비교적 흔하게 발병하는 혈관폐쇄 질환으로 막힌 부위에 따라 중심망막동맥폐쇄와 분지망막동맥폐쇄로 구분된다.
현재까지 중심망막동맥폐쇄는 급격한 시력장애를 일으키고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는 반면, 분지망막동맥폐쇄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때문에 안과 의사들 역시 이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쉽게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하지만 우세준 교수팀은 시력이 나빠지고 예후가 좋지 않은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들을 확인하게 되었고,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에서 시력손상이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했다.
연구는 망막동맥폐쇄 진료실적 전국 최대 규모인 분당서울대병원 안과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진단받은 304명의 망막동맥폐쇄 환자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그리고 그중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 66명을 대상으로 시력손상의 여부와 시력손상의 원인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 중 발병 초기부터 시력이 좋았던 환자는 44%(29명)였지만, 시력저하가 발생한 환자는 56%(37명)로 나타났다.
56%의 초기시력이 저하된 환자 중 발병 후 6개월째 시력이 회복된 환자는 27.2%(18명)였고, 시력을 회복하지 못한 환자는 28.8%(19명)로 확인됐다. 즉, 분지망막동맥폐쇄로 인해 환자의 절반이상에서 초기시력이 저하 됐으며, 10명 중 약 3명에서는 영구적 시력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또한 빛간섭단층촬영을 통해 분지망막동맥폐쇄에서 시력손상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황반에서 시신경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유두황반 신경다발'에 허혈성 손상이 원인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시력을 결정하는 주요인자인 시신경과 황반의 상태가 아닌, 이를 연결해주는 유두황반 신경다발의 상태가 시력 손상과 예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지금까지는 망막동맥폐쇄의 진단을 위해 안저촬영, 형광안저촬영 등의 거시적 검사가 주를 이뤄 왔는데, 빛간섭단층촬영을 통한 미세구조분석이 시력의 예후를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했다"며 "현재까지 유두황반 신경다발의 기능이나 손상여부가 시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잘 알려진 바가 없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시력 결정에 있어 이의 기능적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시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알려져 온 분지망막동맥폐쇄에서도 시력이 나빠질 수 있으며, 시력이 저하되는 수준은 유두황반 신경다발의 손상 정도에 달렸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우세준 교수(안과)는 "망막동맥폐쇄는 시력의 예후가 좋지 않지만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인 질환이다"면서 "연구결과와 같이 초기 시력이 좋지 않던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의 절반 정도는 추후 시력이 호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질환 초기에 세밀한 검사를 통해 최종 시력예후를 예측하고 예방적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안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 2016년 2월호에 게재됐으며, 현재 가장 많은 연구자들이 구독하는 medical research news중 하나인 Global medical discovery지에 Key clinical research article로 선정이 되어 국제적으로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