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에서 C형간염의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공장형 도수치료라는 '시스템'이 원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도수치료 전문 병의원들이 도수치료와 함께 통증 완화 목적의 주사제 처방을 많이 할 뿐더러, 진료 시간 단축을 위해 주사액을 사전 조제해 놓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25일 동작구의사회에 따르면 서울현대의원 원장은 72년 생인 K 모씨로 일반의로서 도수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주로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현대의원은 개원 당시부터 관절클리닉, 척추클리닉, 오십견클리닉, 피부클리닉을 진료과목으로 표방하며 주로 도수치료 경력자 등 관련 물리치료사 채용 공고를 내왔다.
JS의원으로 명칭을 바꾼 이후에도 척추, 관절, 체형, 도수치료 전문병원임을 내세우며 물리치료사를 모집한 상황.
이는 원장 한 명이 다수의 물리치료사를 고용해 도수치료를 시행하는 도수치료 전문 병의원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해당 의원에서 근무하는 도수 치료실 치료사는 6명이며, 근막온열 도수 치료실 치료사는 1명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에서 도수치료가 인정된 후부터 도수치료 전문 병의원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한 명의 원장이 수 명의 물리치료사를 고용해 컨베이어벨트 식으로 환자에게 치료를 시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명의 의사가 도수치료를 직접 하려고 하면 하루에 많아봤자 20명 하기도 힘들다"며 "반면 물리치료사를 10명만 고용하면 하루에 200명 이상의 환자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다가 도수치료나 비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통증클리닉은 특성상 통증 완화 목적의 주사제 처방이 빈번하다"며 "공장형 시스템에는 환자를 빨리 순환시키기 위해 주사제를 미리 만들어 놓는 곳이 많고 그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도수치료 전문 병의원이 통증 감소 등 환자 만족도를 위해 주사제를 자주 처방하고, 빠른 환자 순환을 위해 주사제를 미리 만들어놓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공장형 시스템'이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된다는 설명이다.
조창식 일반과개원의협의회 부이사장은 "공장형 도수치료 병의원에서는 빠른 환자 순환이 곧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직결된다"며 "그런 까닭에 한양 정형외과에 이어 이번에도 외과적 치료를 하는 곳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수치료 비용을 실손보험에서 커버해주기 때문에 과도한 치료 남발이 이뤄지는 것 같다"며 "의사 한 명이 고용할 수 있는 물리치료사의 인원이나 도수치료의 횟수 제한이 없는 한 누구나 경영이익을 위해 규모를 키우려고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도수치료 관련 주체와 의사 1인당 물리치료사의 채용 인원 제한에 대한 민원에서도 복지부는 "규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창식 부이사장의 민원에 복지부는 "도수치료는 현재 건강보험에서 비급여로 적용되고 있으며, 비급여에 대하여는 시행자 등을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게시한 금액의 범위에서 환자에게 청구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또 "물리치료사의 업무범위를 신체교정운동, 재활훈련 및 기타 물리요법적 치료업무가 포함된 점을 고려할 때 물리치료사의 숙련도 등을 감안해 의사의 판단 및 구체적인 지도 아래 물리치료사가 행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돈이 되는 공장형 도수치료 병의원을 규제할 수단이 현재로선 없는 셈.
조창식 부이사장은 "의사 1인당 물치사 고용 인원 제한이나 도수치료의 금액 산정에 제한을 두지 않은 복지부도 공장형 병의원 난립에 한몫하고 있다"며 "도수치료에 주사 서비스라는 형태가 성업하고 있어 언제든 집단감염 사태는 다시 터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