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찢어진 산부인과의사회 모두 좌장과 강의 등을 보이콧 한 것은 이번이 아니면 사태를 바로잡을 수 없다는 결단이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결론을 내자는 것이죠."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산부인과의사회 양 단체의 학술대회 모두 협조를 자제할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한 배덕수 이사장(성균관의대)의 입장이다.
배 이사장은 23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된 추계학술대회에서 학회 차원의 보이콧 배경을 이같이 설명하고 두 의사회의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배덕수 이사장은 "개원의 단체가 두개로 찢어져 법정 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렇게 서로 트집을 잡기 시작하면 도저히 결론을 낼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회원들도 어느 곳에 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운데다 양쪽에 후원을 해야 하는 후원사들도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산부인과 자체가 우스워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가 나서 의사회의 통합을 촉구하고 이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학회 차원에서 협조를 모두 끊겠다고 경고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수차례 자제를 요청하고 봉합을 촉구했지만 사태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이상 막연히 기다릴 수는 없다는 결론.
배 이사장은 "이번에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또 내년 봄 학술대회까지 다툼이 이어질 것이고 금방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 버릴 것"이라며 "이를 막고자 학회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한 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물론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뺏은 것에 대해서는 회원들에게 너무나 송구한 일"이라며 "하지만 이번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회원들 또한 계속해서 피해를 볼 수 있기에 학회 입장에서는 강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산부인과학회는 학회 차원에서 중재를 진행하며 통합 추진위원회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결론이 어떻게 나던 통합을 전제로 논의를 진행하고 회원들의 뜻을 물어 개원의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덕수 이사장은 "어떻게든 올해가 가지 전까지 학회가 중재를 서서 사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통합 추진위를 만들어 회원들의 의견을 듣는다면 하나로 뭉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만 되면 예전과 같이 학회와 의사회가 공동 학술대회도 진행하고 초음파 급여화 등 당면 과제에 대해 공통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산부인과의 발전을 위해서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한 면에서 학회는 의사회와 가장 민감하게 부딪히고 있는 명칭 문제에 대해서도 한발 물러서 지켜보고 있다. 우선 통합이 진행된 후에야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배 이사장은 "명칭 문제도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우선은 의사회 통합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후 통합된 의사회가 의지만 보여준다면 학회 차원에서 열린 마음을 다양한 방안을 함께 고민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