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쏘리. 개인적으로 유감입니다."
지난 27일 세종 정부청사에 열린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은 기어코 이 말을 하게 만들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리베이트와 관련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는 한국노바티스의 클라우스 리베 대표에게 의원들은 맹비난을 쏟아냈다.
증인 심문 시작과 끝을 관통한 것은 "불법 리베이트를 행한데 공식적으로 사과할 용의가 없냐"는 국회의원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그리고 결국, 리베 대표로부터 "개인적으로 유감"이라는 사과를 들었다.
노바티스의 해당 리베이트 사건은 분명 잘못을 추궁해야 맞다. 또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을 취급하는 제약기업으로, 법 위반행위는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는게 옳다.
그런데 노바티스 문제의 본질은 사과를 받아내는데 머물지 않는다.
국회 국정감사는 행정 및 사법을 포함해 국정 전반에 걸쳐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자리다. 리베 대표 출석의 배경에는 불법 리베이트가 왜 일어났는지, 원인을 명확히 짚어내 앞으로 같은 '과오'가 재발하는 것을 예방하는 목적이 자리잡아야 한다.
불법 리베이트 행위를 제도적으로 원천봉쇄하기 위한 발전적인 비판이 이뤄져야 했지만, 국회는 리베 대표의 사과를 받아내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이쯤에서 되묻고 싶다. 공식적인 사과를 닥달하던 국회의원의 비난에, 리베 대표는 과연 미안해 했을까.
그리고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날카로운 질의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국민은 '단발성 쇼'에 그치는 망신주기용 청문회를 충분히 봐 왔다. 더는 이슈만 양산해 내는 '국감 스타'를 원치 않을 터.
그럼에도 외국인 대표를 향한 사과 요구로 점철된 이번 국감 광경은, 투명한 의약품 유통구조 확립보다 이슈에 대한 스포트라이트에 무게가 쏠린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아임 쏘리", 기자가 국감에 유감을 가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