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내부에 여의사들의 존재를 알리는 것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수십년간 중심으로 운영해온 탓에 내부에서도 여의사들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흉부외과학회에서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흉부외과 여의사회 유재현 초대회장(충남대병원)은 23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향후 운영계획을 밝혔다.
흉부외과 전문의 1300명. 이중 여성 전문의는 62명으로 5%가 채 안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달라졌다. 흉부외과 전공의 100여명 중 여성 전공의가 24명로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늘었다.
남성 중심의 흉부외과 사회도 변해야 할 때가 됐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유재현 초대회장은 "흉부외과는 여성의 섬세함이 장점이 될 수 있음에도 오히려 채용할 때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의료계에서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진 만큼 채용에 있어서도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고 했다.
한국 흉부외과 여성 2호인 유 회장은 그 원인을 여성의 실력을 신뢰하지 못한다거나 비하하는 게 아니라 흉부외과 여의사의 존재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이제 바뀔 때가 됐다. 여성 흉부외과 전문의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적극 알려야 여의사들의 활동 무대를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여의사회 구축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흉부외과 여의사의 현황을 알려 치열한 경쟁속에서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생존력을 높이는 발판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기도 하다.
이처럼 여의사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향후 흉부외과 내에서의 역할이 커지는 것을 대비한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다.
여의사회는 국제 사업부와 국내 사업부로 구분, 국제 사업부에서는 미국 흉부외과 여의사회와 함께 해외 단기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해당 병원의 의료진과 멘토, 멘티 관계를 유지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사업부는 전국 병원 견학을 통해 새로운 수술기법이나 최신지견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기로 했다.
유 회장은 "개인적으로 전국 두번째 여성 흉부외과 전문의로 운이 좋았던 사례로 후배들에게 힘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면서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진로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여의사로서 결혼과 육아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으며 친목을 다지는 모임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흉부외과는 여성이 지닌 섬세함과 배려심과 접목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서 "오히려 흉부외과야말로 여의사가 필요한 분야로 앞으로 여의사들이 차별받지 않고 전문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임이 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