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항암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공동 연구를 통해 서로가 가진 노하우와 장점을 융합, 개발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 등 리스크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항암제 개발을 위한 국내제약사-벤처사의 공동 연구가 붐을 이루고 있다.
동아ST가 스웨덴 비악티카사와 후성유전학 기반 차세대 항암제 공동 연구를 추진키로 한 것도 이런 열풍의 일환.
계약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비악티카사의 기존 선도물질 및 공동연구를 통해 발굴될 추가 선도물질에 대한 글로벌 독점권을 확보하고, 최적화 연구, 전임상, 임상 등 항암 신약 개발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함께 진행해 나간다.
후성유전학은 유전자의 발현과 이를 조절하는데 관련된 단백질의 기능을 연구하는 학문. 비악티카사는 이러한 단백질의 기능 조절에 특화된 혁신기술과 선도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러 유럽 대학, 글로벌제약사 및 연구기관과 R&D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항암제 공동연구 열기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유양양행은 바이오벤처인 바이오니아사와 RNAi 나노입자형 새미알엔에이(SAMiRNA™)를 이용해 고형암 및 특발성폐섬유화증, 피부질환 등을 대상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공동개발 연구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대웅제약과 한올도 면역항암항체 신약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 계약을 맺었다.
공동연구는 개방형 협업(Open Collaboration) 방식으로, 면역학 분야 전문가인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와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하상준 교수가 제안한 과제를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가 검토해 진행하게 됐다.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기존 면역항암제와 다른 계열의 차세대 면역항암항체의 후보물질을 도출하는데 60억원(1차년도 2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공동으로 투자하고, 테스크포스팀을 발족해 면역항암항체 후보물질을 개발한 후 해외 시장 진출까지 나설 계획이다.
안국약품과 녹십자가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 연구재단 목암연구소도 각각 와이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제 개발에 손을 맞잡았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인간항체 라이브러리 확보에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다수의 기업과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경험을 가진 기업.
안국약품과 목암연구소 모두 자사가 보유한 경험에 와이바이오로직스의 최신 기술이 더해지면 신약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암제 연구 개발 '짝짓기' 열풍은 리스크 감소와 개발 확률 상승이라는 시너지를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다.
동아ST 관계자는 "항암제 신약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연구비와 소요 시간 등 투자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타사와의 협업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의 공동 연구가 불붙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