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드벡의 우울증 신약 '브린텔릭스(성분명 보티옥세틴)'가 인지장애 치료제로의 영역 확장을 두고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주요우울증약으로 승인을 받고 '인지기능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로 가능성을 저울질 중이지만 연거푸 쓴맛을 본 것이다.
지난 3월, 브린텔릭스는 인지기능장애 적응증 확대를 두고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거절당했다. 또 최근엔 성인 ADHD 치료약 2상임상에서도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신약 영역 확대 '희망사항'으로 끝?
이번 브린텔릭스 임상은, 성인 ADHD의 증상 개선효과를 평가하는 'AISRS(성인 ADHD 연구자 평가척도) 점수'에 유의한 변화를 찾아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227명의 해당 환자에서 12주간 위약 비교연구를 진행한 결과, AISRS 점수는 ADHD 대표적 증상인 ▲충동성(impulsivity) ▲과잉행동(hyperactivity) ▲주의력결핍(Inattention) 등의 증상지표를 두고 위약 대비 개선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룬드벡 본사 관계자도 "이번 임상에서 브린텔릭스는 위약과 유의한 차이를 입증하는데 실패했다"고 보고했다.
약먹지 않은 환자 30% 제외하면, '효과차이는 분명'
그러나 이와 동시에, 해당 임상데이터를 무작정 '실패'로 몰고가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게 룬드벡의 입장이기도 하다.
이유인 즉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30% 이상이 브린텔릭스에 노출된 경험이 전무하거나 지극히 낮았기 때문이다.
룬드벡 대변인은 "해당 환자들이 브린텔릭스를 복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약물 접근성의 문제'라는 얘기다.
이어 "이들을 분석에서 제외한다면, 위약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증상 개선효과 나타난다"며 "이는 브린텔릭스가 ADHD 환자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SSRI 및 SNRI와 선긋는 '다중작용기전'
이렇듯 인지기능장애 치료제로 영역을 넓히려는데엔 그만한 근거가 있다. 브린텔릭스의 차별성이다.
룬드벡은 브린텔릭스를 주요우울증 환자에 사용했을 때, 인지기능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는 근거를 내놓는데 집중했다.
기존 항우울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나 '세로토닌 노르에페네프린 재흡수억제제(SNRI)'와는 다른 기전을 가졌기 때문.
브린텔릭스는 우울증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수용체를 직접 조절하는 한편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는 '다중작용기전'을 가진다.
▲5-HT1A 작용제 ▲5-HT1B 부분 작용제 ▲5-HT3 및 5-HT1D, 5-HT7에는 길항제로 다양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한국룬드벡 관계자는 허가 당시 "브린텔릭스는 단순히 우울감을 없애는 게 아니라 우울증과 연관돼 나타나는 인지기능장애 증상을 함께 치료함으로써 우울감이 사라진 뒤에도 남아있는 인지기능장애로 유발되는 우울증 재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옵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론칭 6개월 성적…브린텔릭스10mg>5mg>20mg 순서 '2억원'
한편 룬드벡은 출시 첫 9개월만에 1억 1500만달러(한화 1313억 76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8월 국내 식약처 허가를 마치고 작년 11월말 정식 출시됐는데, 허가용량은 5mg, 10mg, 15mg, 20mg 총 4가지이며 하루 한 번 최대 20mg까지 복용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내 제약사별 EDI 청구실적(삭감 미반영) 분석 결과에 의하면, 브린텔릭스정10mg과 5mg, 20mg은 올해 상반기 각각 1억 800만원, 7500만원, 2600원의 청구액을 기록했다. 브린텔릭스15mg의 청구액은 잡히지 않았다.